소아청소년과

발음 어눌한 우리 아이, 언어 치료해야 할까?

신은진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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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치료는 꾸준히 하면 나아질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또박또박 말을 잘하는 다른 아이들과 달리 우리 아이만 발음이 어눌하거나 말이 느리면 걱정이 된다. 단순히 말이 느린 건지, 치료가 필요한 것인지 부모가 판단하기는 어렵다. 어떤 경우에 아이의 언어치료가 필요한지 알아보자.

◇또래보다 늦다고 무조건 장애는 아냐
두 돌쯤 되는 시기는 ‘이거 뭐야?’하고 끊임없이 묻고 간단한 이야기를 즐겨 들으며 2단어 조합하여 말하는 아이도 있지만, 한 단어 위주로 말하는 아이도 있는 등 언어 발달 차이가 큰 시기다. 강동경희대병원 뇌신경센터 재활의학과 유승돈 교수는 "말이 느린 이유는 과도한 TV 노출 등의 환경적 원인부터 유전적, 지능적 원인 등 아주 다양하며, 다른 발달이나 지능에 문제가 없어도 단순히 느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말의 발달은 작은 개념으로, 사람 얼굴에 관심이 있고 울거나 옹알이 등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는 의사소통이 되는지 살펴봐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의사소통에 문제 있다면 언어치료 고려해야
언어 평가·치료 여부를 결정하려면 아이를 자세히 관찰해야 한다. 아이가 ▲언어를 이해하고 표현하는 것이 또래보다 느려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을 때 ▲발음이 부정확해 상대방이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 ▲말을 더듬어 말의 내용보다 말 자체에 주의를 끌 때 ▲또래 아동과의 의사소통보다는 혼자 놀이를 하며 의사소통에 참여하지 못할 때는 언어 평가와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발음이 부정확하거나 음성적인 문제를 보일 때도 언어 평가를 고려해야 한다.

또한 태어나면서부터 구개 파열이 있거나 청각장애가 있는 경우는 성장하면서 언어 문제가 지속해서 나타날 수 있어 평가와 치료를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언어 문제를 동반하는 희귀 질환의 경우에도 지속적인 언어 평가와 치료가 필요하다.

◇발음‧부모 설문 검사 등 다양한 검사로 정확한 진단
가장 먼저 관찰해야 할 것은 아동의 주된 문제가 단순 언어장애인지 자폐증이나 지적장애, 청각장애 등을 동반하는 복합장애인지 구분하는 것이다. 지적장애나 자폐증, 뇌성마비, 청각장애 등과 같이 아동기에 관찰되는 발달장애로 인해 언어 이해나 표현에 문제를 보이는 경우 단순 언어장애라 할 수 없다. 유승돈 교수는 "만 2세까지 단어의 구사가 시작되지 않거나, 만 3세가 넘도록 두 단어를 이용한 문장 형성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언어평가를 해 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검사는 아이의 나이나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2살부터는 상호작용이 되고 반응도 있어 검사 도구를 이용해 객관적 검사가 가능해 취학 전 아동의 수용언어 및 표현언어 발달척도 검사(PRES)를 할 수 있다.

그 이전이나 검사가 어려운 경우에는 보호자 인터뷰를 통한 설문평가인 영유아 언어발달선별검사(SELSI)를 할 수 있다. 이외에도 수용‧표현 어휘검사, 발음 장애 검사(U-TAP, 모음과 자음의 발음 정확도를 평가하는 검사) 등을 통해 장애 여부를 검사할 수 있다.

◇6세까지 언어 발달 가능… 꾸준히 치료하면 개선
만일 아이가 언어 지연, 언어 장애 판정을 받았더라도 낙담할 필요는 없다.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 소아과, 정신건강의학과, 이비인후과 등 다양한 진료과와의 협진을 통해 언어 지연·장애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적절한 치료를 진행하면 된다.

유승돈 교수는 "6세까지는 뇌의 언어 발달이 계속되므로 뇌 발달 자극을 통해 좋아질 수 있어 꾸준한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6개월 이상 꾸준히 정기적으로 치료해야 효과
언어치료는 꾸준히 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초기에는 주 2~3회 치료받는 것이 효과적이며, 이후 주 1회가량 치료를 진행해 상태를 유지한다. 치료 효과를 보고 좋아진 이후에는 가이드가 필요한 경우 2주에 1회가량 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 1회당 치료 시간은 아동의 인지 발달 등을 고려해 30분~1시간 정도로 진행된다.

치료는 가족의 관심과 지지 속에서 진행해야 더욱 효과적이다. 유승돈 교수는 "대체로 만 3세 경에 단순 언어장애로 진단되면 약 30%는 8세 이후까지 언어 지연이 지속하고, 학령기가 지나서도 언어장애가 계속되면 50%는 학습능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언어 치료는 검사부터 지속적인 치료에 이르기까지 가족의 관심과 지지하는 환경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유 교수는 "특히 발음에 문제가 있거나 말을 더듬는 등 의사 전달이 잘 안 된다고 해서 혼내는 등의 지나친 지적은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니, 언어 문제를 가진 아동의 가족은 증상에 대해서 잘 이해하고 천천히, 편안하게 말할 수 있도록 기다려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장애의 고착 여부는 6개월 이상의 치료 결과를 종합해 판단하므로 꾸준히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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