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과
이른 영어교육, 오히려 '말더듬' 부를 수도
김수진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9/04/30 09:21
이중 언어로 혼동, 언어장애 유발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영훈 교수는 "최근 취학 전 아동에게서 유창성언어장애가 많아졌다"며 "영어조기교육이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유창성언어장애(말더듬)는 말을 유창하게 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아동은 언어 사용이 활발해지는 3~6세 때, 단어를 중복해 말하거나 문장이 막히는 경험을 한다. 이것이 습관화되면 유창성언어장애가 될 수 있다.
영어조기교육은 아동을 '이중언어 환경(모국어 외에 다른 언어를 써야 하는 환경)'에 놓이게 해, 유창성언어장애 위험을 높인다. 김 교수는 "모국어가 완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영어 같은 제2외국어가 언어 체계에 개입하면 혼동이 오고, 발음이 불안정해지면서 유창성언어장애 증상이 나타나기 쉽다"며 "우리 말과 영어의 조음 위치나 발음 방식이 달라, 모국어 발음을 영어식으로 하는 등 실수가 반복되기도 하는데 이때 스트레스를 받으면 언어장애가 생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중언어를 쓰는 4~6세 아이를 살펴봤더니, 한 가지 언어만 쓰는 아이보다 말더듬 증상이 약 3배 많다는 연구도 있다.
김영훈 교수는 "아이의 영어교육은 모국어가 어느정도 습득된 이후 시작해야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며 "아이가 말을 곧잘 더듬거나, 말할 때 얼굴 표정이 경직되는 등 유창성언어장애가 의심된다면 언어치료·심리치료 등으로 교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모는 아이를 지적하면 안 된다. 말하기에 대한 공포·부담으로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