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
실명 환자의 10% 차지하는 병… 충혈도 간과 말아야
전혜영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1/05/25 10:40
눈 속에는 포도 껍질을 닮아 이름 붙여진 '포도막'이라는 막이 있다. 포도막은 홍채, 모양체, 맥락막 등 시력 기능에 중요한 기관을 감싸고 있다. 이 막에 염증이 생기는 것을 포도막염이라고 한다. 다른 안과 질환과 증상은 비슷하지만, 치료법이 달라 빠르고 정확한 진단이 중요한 병이다. 미국 실명 환자의 10%를 차지하는 포도막염에 대해 알아봤다.
◇포도막염, 원인 다양하지만 증상은 일반적
포도막염은 병인에 따라 감염성과 비감염성으로 나뉜다. 감염성 포도막염은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진균 ▲기생충 등에 의해 발생한다. ▲결핵 ▲매독 ▲헤르페스 ▲수두 ▲가축으로부터의 톡소플라즈마가 원인일 때도 있다. 비감염성은 자가면역기전에 의한 면역시스템의 이상으로 내 몸의 항체가 눈을 공격해 생긴다. ▲베체트병 ▲강직성척추염 ▲류마티스관절염 ▲염증성장질환 ▲전신혈관염 등 전신질환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포도막염의 대표적인 증상은 충혈, 시력 저하, 통증, 날파리증(눈앞에 날파리들이 떠다니는 것처럼 염증 물질이 보이는 증상)이 있다. 경희대병원 안과 김기영 교수는 "포도막염의 일반적인 증상들은 다른 안 질환인 백내장, 녹내장 등과 비슷해 포도막염의 진단을 더욱 어렵게 한다"며 "포도막염으로 인한 통증의 경우, 눈을 움직일 때 통증이 느껴지는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포도막염이 의심된다면 안과 전문의를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 우선 병력청취가 중요하다. 원인이 다양해 환자의 병력 및 생활습관 등을 확인한다. 애완동물 접촉, 관절염, 피부질환, 궤양, 기침 여부까지도 진단을 위해 필요하다. 이후 안구단층촬영(OCT)검사, 안저검사, 세극등검사, 형광안저촬영검사를 진행한다. 혈액검사, 소변검사, 엑스레이검사, 유전자검사를 시행한 후에도 진단되지 않으면 눈에서 체액을 흡인하거나 유리체절제술을 통해 검사하기도 한다.
◇감염성·비감염성 원인 따라 치료법 달라
김기영 교수는 "감염성 포도막염은 원인이 되는 균주를 검사를 통해 찾아내어 그에 맞는 항생제, 항바이러스제, 항진균제를 이용해 치료한다"며 "비감염성 포도막염은 스테로이드 치료와 생물학적 제제 치료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스테로이드 치료는 보통 점안액으로 시작하며 경구나 주사제는 염증의 활성도에 따라 용량을 조절해 가면서 사용한다. 필요에 따라 눈에 스테로이드를 눈에 직접 주사할 수도 있는데, 주사 방법으로 안구 주위 또는 안구 내 스테로이드 주입술이 있다.
최근에는 1회 주사로 수개월 동안 유리체강 내 스테로이드 효과가 유지되는 '덱사메타손 임플란트 삽입술'과 공막에 스테로이드 스텐트를 거치시키는 최신 기술로 주사를 주기적으로 맞는 환자들의 불편이 줄었다. 스테로이드 치료를 장기간 시행하는데도 호전이 없거나 재발할 때, 전신 부작용으로 일어날 경우는 사이클로스포린 등과 같은 면역억제제를 추가해 사용한다. 가장 최근에는 생물학적 제제를 이용한 치료법으로 '휴미라 주사제'가 국내서 유일하게 비감염성 포도막염에 허가돼 쓰이고 있다.
◇관절염, 피부질환이 포도막염 원인 일수도
포도막염은 만성질환이며, 치료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지 않는다. 중간포도막염, 후포도막염의 경우는 보통 3년 이상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의사를 신뢰하고 오랫동안 함께 치료해야 극복할 수 있는 질환이다. 스트레스 관리와 함께 염증을 악화시키는 음주, 흡연 등 생활습관도 조절해야 한다.
포도막염은 관절염, 소화기, 피부 및 신경질환 등과 같이 눈과는 먼 부위의 질병이 원인인 경우도 있다. 특히 당뇨병 환자는 스테로이드로 치료하면 당 수치가 급격하게 상승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김기영 교수는 "합병증이나 기저질환이 동반된 포도막염은 안과 단독으로 치료가 쉽지 않다"며 "타 진료과와 협진으로 진단하고 원인을 파악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협진체계가 잘 갖춰진 종합병원 안과에서 치료받길 권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