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칼럼

소아 포도막염 치료 까다로워 정기적 검사·꾸준한 진료 중요

오백록 서울대병원 안과 교수

[의학 칼럼]

대표 증상 충혈·통증·시력 저하·눈부심
소아 발병 많진 않지만 방치 땐 실명 위험

이미지

오백록 서울대병원 안과 교수
황반변성, 당뇨병성망막증, 녹내장은 비교적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안과 질환이다. 반면 포도막염에 대해서는 들어보지 못한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포도막염은 전 세계적으로 실명을 일으키는 주요 질환 중 하나다. 선진국에서는 실명의 15%가 포도막염으로 인한 것으로 여겨진다.

안구 내 포도껍질 모양의 검은 조직을 포도막이라고 하고, 포도막염은 이 포도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포도막염은 환자마다 세부 진단과 치료 경과 및 시력 예후가 다양하다. 특히 망막과 시신경을 침범하는 염증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충분히 치료되지 않을 경우 실명에 이를 가능성이 높아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꼭 필요하다.

대표적인 포도막염의 증상은 충혈, 통증, 시력 저하다. 포도막염에서의 충혈은 보통 눈병이라고 불리는 결막염에서와 달리 눈곱이 없기 때문에, 눈곱이 안 끼는 충혈이 반복되는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 이외에도 눈부심, 빛번짐, 날파리가 떠다니는 것 같은 비문증, 사물이 찌그러져 보이는 변시증 등도 동반될 수 있다.

포도막염의 원인이 감염인 경우에는 감염원에 맞춰서 치료하고, 비감염성 포도막염인 경우에는 스테로이드안약 점안, 스테로이드제 복용, 면역억제제 복용 등으로 염증을 조절해야 한다. 최근에는 생물학적제제를 이용한 치료와 관련한 연구들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스테로이드 사용에 따른 부작용을 줄여주면서도 좋은 치료 효과를 나타낸다.

소아의 포도막염은 성인 포도막염 대비 몇 가지 중요한 차이가 있고, 이로 인해 진단과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다. 우선 아이들은 통증이나 시력 저하를 잘 호소하지 않거나 설명하지 못하는 때가 많다. 심지어는 객관적인 증상인 충혈조차 아예 없는 경우가 있다. 치료 반응이 좋지 않고 만성화되는 비율이 높으며, 치료 약제에 대한 부작용 위험 역시 높아 약제 선택이 어렵다. 합병증 치료도 까다로워 시력 예후가 성인에 비해서 좋지 못한 것으로 보고된다. 무엇보다 소아에서 발생하는 포도막염의 후유증은 생애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인 포도막염보다 희귀한 탓에 이 질환에 대한 관심과 경제적 지원, 관련 연구들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소아 포도막염을 앓고 있는 아이들은 이러한 특징들 때문에 전문 의료기관의 지원이 더 필요하다. 필자가 근무하는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에서는 최근 희귀질환센터를 개설, 다양한 진료과의 협진과 최신 치료법 도입 등을 통해 소아 포도막염을 포함한 희귀질환을 좀 더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진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두 가지를 강조하고자 한다. 첫번째로 포도막염은 질환의 특성상 정확한 진단을 받고, 환자마다 최적의 치료 방법을 찾는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장기적인 치료로 인해 경제적·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안타까운 환자와 아이들도 많이 보게 된다. 하지만 보다 효과적이면서도 부작용이 적은 약제들이 계속 연구, 개발되고 있고, 약제비용 감소를 위한 환경도 점점 조성되고 있으므로,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진료받기를 권한다.

두번째는 아이들의 안과 검진의 중요성이다. 아이들은 시각 증상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고, 어린 나이에 안질환이 발생하면 시력 발달에 비가역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학령기 전 아이들도 가까운 안과에서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눈 건강을 미리미리 챙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헬스조선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