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
청소년 근시, 안구 계속 길어져 '망막박리' 위험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0/01/23 14:18
겨울방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청소년의 컴퓨터·스마트폰 사용량이 늘고 있다. 그런데 전자기기를 과도하게 사용하면 청소년 근시 발생 위험이 커져 주의해야 한다. 근시는 먼 물체가 안 보이는 증상 외에 다양한 눈 질환 위험까지 높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18년 국내 근시 환자는 총 120만6397명이며, 이 중 10대 환자는 44만7608명(약 37%)으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많았다. 실제 근시는 주로 5~15세 성장기에 발생한다. 방치하면 성인이 되면서 고도근시가 될 확률이 높다. 일반적인 근시는 도수가 -6D(디옵터) 이내일 때, 고도근시와 초고도근시는 도수가 각각 -6D(디옵터), -9D(디옵터) 이상일 때를 말한다. 고도근시와 초고도근시는 그 자체를 질환으로 봐 '병적근시'라 부르는데, 눈의 전후 길이가 평균 30mm 이상으로 길어져 망막과 혈관층(맥락막)이 얇아져 시력을 손상시키는 망막박리, 녹내장 등 심각한 눈 질환 위험을 높인다.
망막박리는 안구 내벽에 붙어 있어야 하는 망막이 벽지 떨어지듯이 들뜨는 상태다.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안구가 위축되거나 실명에 이를 수 있어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녹내장은 안압 및 혈류이상 장애 등으로 시신경이 손상되면서 시야가 점점 좁아져 역시 실명에 이를 수 있는 질환이다. 한 번 손상된 시신경은 회복이 불가능해 초기에 발견해 손상의 진행을 멈추게 하거나 느리게 해 생활의 불편함을 최소화하는 게 최선이다. 하지만 망막박리와 녹내장 모두 초기 자각증상이 없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고도근시 환자는 젊은 나이라도 방심하지 말고 6개월~1년에 한 번 정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받아야 한다.
누네안과병원 이지혜 원장은 "특히 성장기 청소년의 근시는 아직 안구 성장이 멈추지 않은 상태로 안구의 길이가 계속 길어져 위험하다"며 "이로 인해 안구 내면을 이루는 신경막 조직인 망막이 얇아지고 시신경이 당겨져 망막열공, 망막박리, 녹내장, 근시성 황반변성 등 중증 눈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고도근시나 초고도근시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눈의 피로를 줄여 근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전자기기 근거리 작업을 오래 하면 안 된다. 어쩔 수 없이 근거리 작업을 했다면 50분 작업 후 10분 정도 먼 곳을 바라보며 눈을 쉬어야 한다. 스마트폰은 한 번에 10~15분 정도로 짧게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지혜 원장은 "성장기 아이들은 햇빛 속에서 야외 활동을 하는 것이 근시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