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
"어린이 근시, 햇빛 적게 보는 게 원인"
김하윤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6/07/20 04:00
도파민 분비 이상… 눈 성장 방해
화창한 날 하루 3시간 햇빛 봐야
◇햇빛 노출 적으면 안구 비정상 성장
햇빛과 근시의 연관성은 2007년 야외활동량이 근시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로부터 비롯됐다.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 연구팀이 8~9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야외활동량·독서량 등을 비교·분석했는데, 야외활동이 적을수록 근시 위험성이 크게 높아진 것이다. 이후 야외활동량과 근시에 대한 호주·중국·영국·타이완·싱가포르 등의 연구가 잇달아 나왔다. 지난해 호주 시드니대 연구팀이 시드니·싱가포르 거주 아동 4132명을 대상으로 생활 습관과 근시 여부를 조사했는데, 일주일에 평균 13시간씩 야외활동을 한 시드니 거주 아동은 3%만 근시를 앓았다. 반면 일주일에 평균 야외활동 시간이 3시간밖에 안 되는 싱가포르 거주 아동은 29%나 근시를 앓았다. 센트럴서울안과 김균형 원장은 "야외활동은 햇빛 노출과 관련이 있다"며 "적은 햇빛 노출량이 근시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햇빛이 근시에 영향을 미치는 원리는 도파민으로 설명되고 있다. 햇빛이 시신경을 통해 눈 속으로 들어가면 망막에서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된다. 도파민은 낮에 많이, 밤에 적게 분비되면서 안구가 정상적으로 성장하도록 만든다. 햇빛을 충분히 받지 못하면 도파민의 분비 리듬이 교란되면서 안구가 비정상적으로 자라 근시가 초래된다는 것이다.
모건 교수는 네이처에서 "어린이는 근시 예방을 위해 매일 3시간 정도 1만럭스(lux) 이상의 빛을 쫴야 한다"고 말했다. 김균형 원장은 "1만럭스는 화창한 여름날 나무 그늘에 앉아 있을 때와 비슷한 밝기"라며 "화창한 날 선글라스 없이 야외활동을 하면 충분한 빛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흔히 아이의 백내장·황반변성 등을 걱정해 선글라스를 씌우는데, 서울대병원 안과 정진욱 교수는 "이런 질환은 안구가 노화하기 시작하는 30대 이상부터 예방하면 된다"며 "성장기 아동·청소년이 선글라스를 착용한다고 해서 시력 유지에 좋다거나 안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