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구내염 부위 녹여 치료… 큰 궤양 사용 금물
김수진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7/04/05 05:30
[알아야 藥!] 알보칠
상처 크면 오히려 회복 더뎌
휴식·영양공급만 해도 치유
입안 점막에 염증·궤양이 생기면 흔히 약국에서 구내염 치료제로 알려진 '알보칠'을 구입해 바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알보칠은 잘못 사용하면 오히려 상처 회복이 느려지거나 치아·식도 손상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알보칠을 사용하면 안 되는 경우는 언제인지, 어떻게 사용해야 부작용을 피할 수 있는지 알아본다.
알보칠은 '폴리크레줄렌'이란 항균 성분을 농축시켜 만든 약이다. 산성(酸性)을 띠고 있어 상처난 부위에 있는 균이나 손상된 조직을 화학적으로 제거한다. 구내염 자체를 치료하는 약이 아니라, 살균제에 가깝다. 그런데 입속 궤양이 크게 생겼다면 알보칠 사용을 피하는 게 좋다. 궤양이 클 때 알보칠을 사용하면 제거되는 손상 조직도 그만큼 커진다. 보통 입속 궤양은 쌀알 정도의 크기로 작다. 작은 크기의 손상 조직이 제거되는 것은 큰 문제가 없으며, 조직 재생을 돕는다. 하지만 궤양이 큰 곳에 사용해 많은 조직이 제거되면 오히려 상처 치유가 잘 안 된다. 상처가 클수록 몸의 재생 능력이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헬스조선 약사자문위원 권세원 약사(숭인약국)는 "알보칠로 점막의 손상 부위가 너무 커지면 오히려 가만히 둬서 자연재생되는 경우보다 상처 치유가 늦어질 수 있다"며 "이 때는 붙이거나 바르는 약, 가글 등을 사용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입속 궤양은 충분한 휴식과 영양공급으로도 자연치유된다.
폴리크레줄렌의 산도(酸度)는 Ph0 이하다. 식초의 Ph가 3임을 감안하면 매우 강한 산성임을 알 수 있다. 알보칠을 사용할 땐 물과 알보칠을 5대1 비율로 희석한 뒤, 면봉에 묻혀 궤양 부분만 닿게 해야 한다. 희석하지 않고 쓰면 점막에 자극이 있어 통증이 심해지며, 강한 산성 성분이 치아에 닿으면 부식이나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잘못해서 식도로 들어가면 식도 점막이 손상되기도 한다. 헬스조선 약사자문단 이준 약사(중앙약국)은 "만 12세 미만 소아의 경우 피부 점막 조직이 성인보다 훨씬 연약하므로, 알보칠을 아예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