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외과
자꾸 접질리는 발목, 인대 손상 탓… 놔두면 수술 불가피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5/03/17 06:00
발목 염증 치료법
경미해도 물리치료·약물치료 필요… 재파열 위험 크면 인대 교체할 수도
연세건우병원, 특화된 수술법 도입
발목은 손상을 입어도 증상이 별로 안 나타나기 때문에 침묵의 관절로 불린다. 발목 외측에는 염좌(발목 인대가 늘어나거나 찢어지는 것)를 주로 일으키는 인대 3개가 있는데, 이중 일부가 손상돼도 걷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 처음에 욱신거리는 통증이 조금 생겼다가 사라지는데, 이후 작은 충격만 가해져도 인대가 다시 늘어나거나 찢어지기 쉽다. 반복되면 인대가 느슨해지면서 수시로 발목을 삐는 발목불안정증이 생기고, 결국 연골이 손상돼 외상성 관절염으로 이어진다. 연세건우병원 박의현 원장은 "발목은 무릎과 달리 퇴행성 관절염이 아닌 외상성 관절염이 잘 생기는 부위"라며 "X레이 검사에서 이상이 안 나타나도 발을 자꾸 접질리거나 통증이 생기면 MRI 등을 찍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발목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의 약 3분의 1은 김씨처럼 과거에 발목을 접질린 경험이 있다. 2011년 국내 한 대학병원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발목 관절 손상으로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 141명 중 41명(29%)이 발목 염좌를 경험했고,41명 중 19명은 발목 염좌가 반복됐다.
발목 인대가 부분적으로 손상됐으면 물리치료·약물치료만으로도 회복이 가능하다. 그러나 손상이 적어도 물리치료·약물치료로 회복이 안되거나, 인대가 완전히 끊어졌거나, 연골 손상이 함께 나타나면 수술을 받아야 한다. 수술은 보통 너덜너덜해진 인대의 일부를 제거한 후, 주변 근막 등을 덧대 이어주는 식으로 진행된다.
평소 발목 관절을 많이 쓰거나, 체중이 많이 나가 인대 재파열의 우려가 큰 사람들은 자신의 다른 신체부위 인대를 이식하거나(자가이식술), 타인의 인대를 이식하는 수술(동종 이식형 인대재건술)을 받는 게 효과적이다. 배의정 원장은 "최근에는 동종 이식형 인대재건술을 많이 하는 편"이라며 "자가 이식술보다 수술 시간이 30분 짧고, 통증과 흉터가 덜 생기고, 인대 자체도 튼튼하다"라고 말했다. 일반적인 동종 이식형 인대재건술은 인대 1개(전거비 인대)만 교체하는데 비해, 배원장은 종비인대를 포함해 2개를 바꾸기 때문에 발목이 더 견고해진다. 인대 근처 근막이 약한 환자에게 이 수술을 시행한 결과, 발목 통증 정도는 수술 전 평균 6점에서 1.1점으로 크게 감소했고, 발목불안정증 정도를 나타내는 점수 역시 54.6점에서 92.4점으로 정상에 가깝게 향상됐다(대한정형외과학회지).
연세건우병원 박의현·배의정 원장팀은 인대재건술을 비롯, 연골 손상을 치료하는 미세천공술(연골에 구멍을 뚫어 재생을 유도하는 수술), 자가연골이식술 등 전체 족부질환을 전문으로 치료한다. 국소마취제와 소염진통제 성분을 섞어 관절에 직접 주사, 치료 다음날부터 재활을 가능케 하는 특수 약물 요법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