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
예쁜 딸 얼굴도 못 알아보는 안면인식장애, 대체 뭐길래?
이현정 헬스조선 인턴기자
입력 2014/05/30 10:11
울창한 숲에 가면 수 많은 나무들이 있다. 하지만 전문가가 아닌 이상 나무의 종류를 구분해 내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런데 일반인이 나무를 구분해내지 못하는 것처럼 사람의 얼굴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안면인식장애를 가진 사람들이다.
안면인식장애는 사람마다 정도는 다르지만 심해질 경우 가족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 이 질환은 퇴행성 뇌질환을 앓거나, 뇌에서 얼굴인식을 담당하는 기관이 손상되면 발생한다. 선천적으로 안면인식장애를 겪는 경우는 거의 없고, 뇌경색, 치매 등으로 뇌 세포가 손상되면 안면인식장애가 올 수 있다. 사람의 얼굴만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기억상실증 등의 기억 관련 질환과 동반된다.
실제로 1956년 보도된 최초의 환자는, 교통사고 후 3주간 의식불명 상태에 있다 깨어난 뒤 주위 사람들의 얼굴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했다. 또 뇌졸중에 걸렸다가 회복한 뒤 양을 키운 농부는 양들은 구별할 수 있었지만 정작 사람들의 얼굴은 구별하지 못한 사례도 있다.
젊은 사람이 안면인식장애를 겪는다면, 외상으로 인해 뇌가 다쳤을 가능성도 있지만, 기억 전략이 달라서 생기는 경우도 있다. 개인마다 기억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사실에 대해 기억할 때 '사람 얼굴'에 집중하지 않고 그 이외의 것(사람을 만났다는 사실 자체 등)만 기억하기 때문이다.
사회생활을 할 때 불편을 겪을 만큼 사람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한다면 병원 정신건강의학과나 신경과를 찾아가 보는것이 좋다. 유명인의 얼굴을 보고 이름을 알아맞히는 '얼굴인식검사'를 해보고, 심각하면 영상검사로 뇌의 이상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