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4-03

눈은 우리 몸에서 노화의 신호가 가장 먼저 나타나는 곳이다. 눈의 노화가 시작되는 40대 이후엔 정기적인 안과 검진으로 다양한 안질환의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 특히 백내장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하는 주요 수술 통계연보에서 매년 수술 건수 1위를 차지할 만큼 중장년층이 가장 경계해야 할 안과질환이다.

백내장은 투명한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질환으로 시력 저하, 뿌옇고 흐릿한 시야, 겹쳐 보임 등각종 시력장애가 나타난다. 한 번 변성된 수정체는 원래 상태로 회복되지 않고 혼탁이 진행된다. 백내장 초기엔 진행 속도를 늦추는 약물치료를 하지만 중기 이후엔 기능을 상실한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수술 치료가 필요하다. 최근엔 첨단 레이저 장비를 활용한 레이저 백내장 수술이 보편화되면서 백내장 수술의 안정성이 크게 향상됐다.

일상 생활에서 큰 불편함을 겪어온 백내장 환자들은 수술 후 시력의 선명함, 편안함에 큰 관심을 보인다. 평균수명의 증가로 100세 시대가 다가오면서 시력의 질에 대한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수정체 기능을 대신할 인공수정체는 초점 거리에 따라 단초점, 다초점, 연속초점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인공수정체 선택은 시력의 질과 직결되고 환자의 건강 상태에 따라 선택에 제한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직업, 생활 습관,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안과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 후 환자 본인에게 적합한 인공수정체를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건강한 시력 유지를 위해선 백내장 수술 후에도 올바른 생활 습관 유지가 중요하다. 특히 안구건조증과 안검염에 대한 주의는 필자가 백내장 수술 환자들에게 가장 당부하는 것 중 하나다. 백내장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도 눈이 건조해지면 이물감, 통증이 생겨 시력의 질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백내장 환자의 대부분은 중장년층으로 마이봄샘 기능장애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마이봄샘은 눈꺼풀에 있는 기름샘으로 눈물이 마르지 않도록 기름 성분을 분비하는 역할을 한다. 마이봄샘 기능장애는 눈을 건조하게 하는 주된 원인이다. 수술 전 마이봄샘 기능장애가 심하다면 적극적인 치료가 이뤄져야 좋은 수술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수술 후에도 온찜질, 눈꺼풀 청결, 인공눈물 사용으로 마이봄샘 기능장애가 재발하거나 악화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오메가3와 항산화제인 아스타잔틴 섭취도 안구건조증 완화와 눈의 피로 회복에 도움을 준다.

자외선 역시 조심해야 한다. 백내장 수술 환자는 수정체를 제거했기 때문에 자외선이 그대로 망막신경조직에 영향을 줘 황반변성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수정체 제거로 자외선 보호막이 하나 사라진 만큼 백내장 수술 환자들은 외출 시 선글라스, 모자 착용으로 자외선 차단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백내장 환자 중엔 수술 후 시력의 불편함이 해소되면서 정기검진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백내장뿐만 아니라 황반변성, 녹내장은 대표적인 실명질환이지만 특별한 자각 증상이 없어 병을 키우는 사례가 적지 않다. 적절한 치료를 위해선 정기검진으로 질환을 조기 발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당뇨환자의 경우 망막 내 혈액순환에 이상이 생겨 당뇨망막병증과 같은 안질환 위험이 더욱 높기 때문에, 백내장 수술 후 3개월마다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

백내장 수술은 치료의 끝이 아니라 눈 건강 관리의 새로운 출발점이다. 몸이 천 냥이면 눈이 구백 냥이라는 옛말처럼, 눈은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기관 중 하나다. 올바른 생활습관과 정기적인 안과 검진으로 백내장 이후 즐거운 인생 2막을 준비하자.

* 본 기사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