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7-26

필자의 병원에서 진료를 하다 보면, 타병원에서 찍은 MRI를 들고 우려 섞인 목소리로 이렇게 묻는 환자분들을 종종 보고는 한다. 사정인 즉, 어깨가 아파서 근처 병원에 가니 MRI를 찍어야 한다고 해서 찍었는데 어깨 힘줄이 끊어져 있으니 당장 수술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막상 진찰을 해보면 통증은 있으나 어깨 근력이 비교적 정상이고, 팔을 위로 올리는 동작도 어느 정도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경우 초음파로 어깨를 정확히 관찰해보면 힘줄의 부분파열이거나 힘줄 내부의 퇴행성 병변만 관찰되는 경우가 많다. 검사 후 환자분께 당장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고, 주사 등의 비수술적인 방법으로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하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도 어리둥절해 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본다. 대체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일까?

우선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하기 전에 어깨 힘줄이 무엇이고 왜 파열되는지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어깨에는 어깨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4개의 주요한 근육이 있는데, 이를 회전근개라고 부른다. 즉, 회전근개는 극상근, 극하근, 견갑하근, 소원근 4개의 근육을 통틀어서 가리키는 말이며, 팔을 들어 올리거나 움직이게 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그런데 40대 이후가 되면 회전근개가 어깨 뼈에 부착되는 힘줄 부분에 퇴행성 변화가 생기면서 힘줄이 서서히 약해지게 된다. 그러다가 결국에는 힘줄 부분이 조금씩 끊어지게 되는데, 이를 어깨 '힘줄 파열' 혹은 '회전근개 파열'이라고 한다. 어깨 회전근개 파열의 상당수는 외상이나 충격보다는 힘줄의 자연적인 노화로 발생하게 되는데, 이는 튼튼한 밧줄이 시간이 지나면서 삭아서 끊어지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그렇다면 어깨 회전근개가 파열되면 위에서 언급한 환자분의 경우처럼 무조건 수술을 해야만 할까? 답은 당연히 '아니오'이다. 교과서적으로 회전근개 파열에 대하여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다음의 4가지에만 해당된다. 첫째, 갑작스런 외상 등의 사고로 증상이 나타난 경우, 둘째, 비수술적으로 치료하였음에도 증상이 6~12개월 이후에도 지속되는 경우, 셋째, 힘줄 파열의 크기가 3cm 이상의 큰 파열이고 주위 조직이 봉합 수술을 견딜 정도로 튼튼한 경우, 넷째, 팔이 올라가지 않는 등의 심각한 근력 장애를 동반하는 경우이다.

결론적으로, 어깨 힘줄이 파열되었다고 해서 무조건 수술하는 것은 옳지 않으며, 힘줄이 완전히 끊어진 경우라 하더라도 파열의 크기가 매우 크거나, 팔을 움직이지도 못 할 정도로 심각한 장애가 온 것이 아니라면 먼저 비수술적인 치료를 고려하여야 한다. 다만, 어깨 회전근개는 그 특성상 일단 파열이 되면 시간이 지나도 저절로 치유되거나 붙지 않는다. 따라서 수술이 필요치 않다고 하여 회전근개 파열을 방치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며, 오히려 주사 치료나 체외충격파 등의 보다 적극적인 비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이러한 치료로 통증이 완화되면 어깨의 재활 치료를 병행하게 되는데, 결과적으로 어깨 통증의 정도나 근력이 상당수에서 호전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어깨 회전근개 파열이 있다고 하여 무조건적으로 수술을 시행하는 것은 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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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희수 원장의 어깨·무릎 질환 이야기

[제애정형외과]
서희수 대표원장

서울대학교 의학박사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미국의사면허
삼성서울병원 성균관대학교 외래교수
세계 정형외과 학회 논문 심사위원 (World Journal of Orthopedics Editorial Board)
세계 3대 인명사전 모두 등재 (Marquis who's who, ABI, IBC)
대한민국 국방부 정형외과 자문의사
Tornier.Inc (글로벌 의료기기 회사) 정형외과 자문의사

어깨통증의 원인 (오십견, 회전근개 파열, 석회성건염)에 대한 설명 및 각 질환별 치료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