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6-23
"네? 제가 오십견이라구요?" 비교적 젊은 환자들의 경우 오십견 진단을 받으면 모두 한 번씩 물어보는 질문이다. 오십견이란 어깨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관절막에 염증이 생기면서 관절막이 쪼그라져 어깨가 굳어지게 되는 질환이다. 대개 퇴행성이 원인이며, 50세 전후에 호발하기 때문에 오십견이라고 불리우고 다른 말로는 동결견(frozen shoulder)이라고도 한다. 증상으로는 팔을 위로 올리거나 뒤로 돌리는 동작이 잘 안 되는 운동 범위의 제한 및 통증이 있고, 심한 경우 수면장애를 초래할 정도로 밤에 통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러나 모든 오십견의 원인이 퇴행성인 것만은 아니다. 어깨 힘줄의 파열, 석회성 건염 및 충돌증후군 등 어깨 통증을 일으키는 모든 질환이 오십견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어깨는 우리 몸에서 유일하게 360도 회전이 가능한 관절인 만큼 정상적으로 어깨 관절막은 느슨하게 어깨를 감싸고 있다. 만일 이러한 어깨 관절막이 느슨하지 않고 꽉 조여 있다면 여유 공간이 없어서 우리는 어깨를 마음대로 움직이거나 회전하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 어깨 통증으로 인하여 어깨를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게 되면 어깨 관절막에 탄성이 줄어들어 점차 관절막이 쪼그라지게 된다. 쪼그라진 관절막으로 인하여 어깨의 운동 범위에 제한이 오게 되면 결국은 어깨가 굳어지면서 통증이 나타나는데, 이러한 과정이 지속될 경우 서서히 오십견이 발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어깨가 아픈 경우에는 통증이 심하지 않더라도 이를 무시하지 말고 가급적 조기에 정확한 원인을 찾아서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 혹여 증상이 심하지 않은 상태로 어깨 질환이 지속될 경우 나도 모르는 사이에 오십견이 합병되어 나중에는 치료가 훨씬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당뇨병이나 갑상선 질환 등 내분비 계통의 질환들도 어깨 오십견을 일으키는 인자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비교적 젊은 나이에 이유없이 어깨가 굳어지고 아픈 오십견 증상이 나타난다면 내과적 질환이 숨어있는지도 의심해봐야 한다. 특히 당뇨병 등의 경우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을 일으키지 않아 본인이 모르는 경우가 많으므로, 만일 오십견과 당뇨병이 함께 의심된다면 오십견 치료와 더불어 반드시 내과적 치료가 병행되어야 한다. 필자의 경험상 이 같은 경우에는 환자에게 보다 자세한 설명이 필요한데, 어깨가 아파서 온 30~40대 젊은 사람에게 오십견 뿐만 아니라 당뇨병도 의심된다고 하면 얼마나 황당하게 들리겠는가? 때문에 이런 경우에는 충분한 설명을 통하여 환자 스스로 본인 상태가 어떠한지를 이해하도록 도와야만 적절한 치료로 이행될 수가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50세 이하의 젊은 사람이라도 어깨를 움직일 때 이전처럼 운동 범위가 나오지 않거나 통증이 지속된다면 한 번쯤 오십견을 의심해 보는 것이 좋다. 앞서 설명한 대로 오십견은 젊은 나이에도 얼마든지 올 수 있기 때문에 '아직 젊은데 설마 오십견은 아니겠지?'라고 생각하고 이를 방치한다면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서서히 오십견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오십견은 초기에 치료하면 주사나 재활 등의 보존적 요법으로도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진행된 경우에는 치료가 쉽지 않기 때문에, 무엇보다 조기에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외에 평소 어깨 스트레칭 등의 운동을 생활화한다면 어깨 오십견의 예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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