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8-22
"멀쩡했던 어깨가 얼마 전부터 아프고 팔이 잘 안 올라가요."
어깨가 아파서 병원에 내원하는 분들의 상당수는 어깨를 다치거나 특별히 무리한 적도 없는데 어느 순간부터 어깨가 아프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얼마 전까지 멀쩡했던 어깨에 도대체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그 답은 어깨의 독특한 해부학적 구조에 기인한다. 어깨 관절은 얇은 관절막으로 덮여있는데, 다른 관절과는 달리 관절막이 매우 느슨하게 어깨를 감싸고 있다. 즉, 관절막이 매우 헐렁하다 싶을 정도로 관절을 감싸고 있기 때문에 어깨는 우리 몸에서 유일하게 360도 회전이 가능한 관절이 된다. 그런데 어깨 관절막은 나이가 듦에 따라 특별한 이유없이 염증이 생기면서 두꺼워지고 쪼그라지는 변화를 겪는다. 이처럼 퇴행성으로 변성이 일어난 관절막은 팔을 올리거나 어깨를 돌리는 동작을 방해하여 통증 및 운동 범위의 제한을 일으키는데, 이러한 과정이 바로 오십견이 발생하는 기전이다.
따라서, 오십견은 40~50대에서 외상을 입거나 어깨를 혹사한 적이 없음에도 어깨 관절막의 자연스러운 노화로 인하여 이유없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러한 어깨 관절막의 퇴행성 변화를 이해해야만 오십견을 예방 및 치료할 수 있다. 먼저 오십견을 예방하려면 평소 어깨를 자주 스트레칭 하는 등의 운동을 습관화하는 것이 좋다. 관절막이 노화되어 쪼그라지는 것이 바로 오십견이기 때문에 관절막이 굳지 않도록 자주 어깨를 풀어주거나 팔을 위로 올려주는 운동을 한다면 관절막이 늘어나게 되어 오십견의 발생을 막을 수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증상이 심하지 않은 초기 오십견의 일부에서는 가벼운 스트레칭을 통하여 증상이 좋아지기도 하는데, 이러한 까닭에 '오십견은 그대로 두면 저절로 낫는다'는 속설도 생겨나게 되었다.
그렇다면 모든 오십견이 정말 그대로 두면 알아서 호전이 되는 것일까? 안타깝게도 그렇지가 않다. 오십견을 방치할 경우 약 50%에서 어깨 운동 범위의 제한과 같은 후유증이 남으며,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한, 오십견 환자의 상당수에서는 스트레칭 운동을 하고 싶어도 극심한 통증 때문에 어깨를 움직이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도 많다. 이 때는 소염제와 주사치료 등을 시행하면서 재활치료를 병행하여야 한다. 만일 이러한 보존적 치료에도 반응이 없거나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어깨에 부분 마취를 시행한 후 굳어진 관절막을 인위적으로 풀어주는 '관절 수동술'이라는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다. 필자의 경험상 타병원에서 오십견으로 수술을 권유받은 경우라도 관절 수동술을 기술적으로 시행하면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결론적으로, '내 어깨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면 아픈 어깨를 무시하거나 방치할 것이 아니라 원인을 알아보고 치료를 해야 한다. 오십견을 정확히 이해한다면 수술이라는 댓가를 치르지 않고도 원래의 건강한 어깨로 회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어깨통증의 원인 (오십견, 회전근개 파열, 석회성건염)에 대한 설명 및 각 질환별 치료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