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
고가의 선글라스, 찜통 차 안에 두고 나오면 벌어지는 일
이슬비 기자
입력 2023/07/08 23:00
선글라스 렌즈에는 자외선을 차단하고 렌즈에 흠집이 생기는 것을 막는 다양한 막이 코팅돼 있는데, 렌즈가 고온에 노출되면 코팅막이 갈라지게 된다. 렌즈 소재는 대부분 열에 약한 플라스틱이나 유리로 돼 있기 때문이다. 유리는 열전도율이 높고 플라스틱 렌즈는 고온에서 수축과 팽창을 반복한다. 실제로 대전보건대 안경광학과 김흥수 연구팀이 여러 온도에 선글라스를 두고 렌즈 코팅막 균열을 관찰한 결과, 70도에서는 5~10분 사이에 코팅 막에 금이 가기 시작했고 20분 정도 지나자, 균열이 선명해졌다. 90도에서는 1~3분 사이 금이 가다가 6분 만에 렌즈가 갈라졌다. 한 여름철 차 안 온도는 90도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코팅막 종류에 따라 취약한 열 온도도 다른데, 서울과기대 안경광학과 박미정 교수팀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러코팅막과 반사방지코팅막은 75도 이상에서 손상되며 온도가 올라갈수록 코팅막 성분 함량비가 바뀌는 것으로 알려졌다.
10만 원대 이상 선글라스 18종을 한국소비자원에서 실제로 고온에 두고 확인했더니, 85도에 이르니 15개 제품에서 변형, 손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차량에 오랜 시간 방치됐을 때 렌즈 표면이 갈라지는 현상이 특히 쉽게 나타났다. 또 자동차 실내 뜨거운 열은 렌즈뿐만 아니라 선글라스의 프레임도 뒤틀리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철에는 차 안에 선글라스를 두지 않는 게 가장 좋다. 잠시 둔다면 안경렌즈가 위로 가도록 케이스에 넣어 그나마 시원한 조수석 서랍 안이나 팔걸이 쪽 콘솔박스에 넣어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