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고혈압에 이상지질혈증 '엎친데 덮친격', 심혈관질환 발생률 높아져

오상훈 헬스조선 기자

두 질환 동시 발병 위험성 경고 상호작용해 건강 악순환 늪 빠져 학계 합성어 '리피텐션'까지 등장 55세 미만 중장년도 안심 금물 심혈관질환 사망률 최대 17.7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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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막히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등이 발생한다. 심혈관을 막히게 하는 가장 큰 원인은 이상지질혈증이다. 대사 이상으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변하는 것이다. 이상지질혈증에 고혈압까지 갖고 있다면 관상동맥질환 위험에 있어 설상가상(雪上加霜)이라고 볼 수 있다.



고혈압·이상지질혈증 동시 앓는 사람 늘자 합성어까지 등장

우리나라 고혈압 인구는 1300만명을 넘는다. 이상지질혈증 유병률은 고밀도콜레스테롤(HDL) 기준을 50mg/dL 미만으로 정의했을 때 전체 성인의 48.2%다. 두 질환은 동시에 앓을 가능성도 높다. '2022 이상지질혈증 팩트시트'에 따르면 고혈압환자의 약 72%가 이상지질혈증을 함께 앓고 있다.

학계에서는 '리피텐션(Lipitension)'이라는 합성어까지 등장했다. 지질혈증(Lipidemia)과 고혈압(Hypertension)의 합성어로 한 사람이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을 함께 갖고 있는 경우를 말한다. 우리말로는 '고지질혈압' 정도로 표현할 수 있다. 고지질혈압의 혈관 속에서는 어떤 일이 발생하고 있는 걸까.

이상지질혈증은 혈액에 저밀도콜레스테롤(LDL)이나 총콜레스테롤, 중성지방이 많거나 고밀도콜레스테롤이 부족한 상태다. 오랫동안 지속되면 혈관 내벽에 콜레스테롤이 쌓여서 혈관이 좁아지거나, 콜레스테롤 덩어리가 떨어져 나가서 혈전을 형성하게 된다. 오랫동안 지속된 고혈압도 마찬가지다. 고혈압은 혈관을 좁고 딱딱하게 만드는 건 물론 내벽을 손상시켜 콜레스테롤이 쌓이기 쉬운 환경을 조성한다. 두 질환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며 심혈관질환으로 향하는 것이다.



고지질혈압, 55세 미만도 심혈관질환 사망률 최대 17배 증가

이상지질혈증과 고혈압이 안 좋은 쪽으로 상호작용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많다. 인도네시아 국립 심혈관센터 연구팀이 82명의 관상동맥질환자들과 81명의 대조군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이상지질혈증은 관상동맥질환 위험을 약 4.8배 더 높인다. 그런데 이 차이는 고혈압 유무에 따라 달랐다. 나이를 보정했을 때 고혈압 없이 이상지질혈증만 있는 경우 관상동맥질환 발병위험은 약 2.5배 높아지는 반면, 두 질환 모두 갖고 있으면 18.1배 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연령대도 안심할 수 없다. 55세 미만이라도 두 질환을 같이 가지고 있으면 심혈관질환 사망률이 17배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55세 미만 프랑스인 약 19만명을 혈압 수치에 따라 ▲130㎜Hg 미만 ▲130~ 139㎜Hg ▲140~159㎜Hg ▲160㎜Hg 이상 4개 그룹, 총콜레스테롤 수치에 따라 ▲200㎎/㎗ 미만 ▲200~239㎎/㎗ ▲240㎎/㎗ 이상 3개 그룹으로 나누고 평균 13년 간 추적 관찰한 것이다. 그 결과, 혈압 160㎜Hg 이상, 총콜레스테롤 240㎎/㎗ 이상 그룹에 동시에 속할 경우 대조군(혈압 130㎜Hg 미만, 총콜레스테롤 200㎎/㎗ 미만)에 비해 관상동맥질환 사망률은 최대 17.7배, 심혈관질환 사망률은 4.3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