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 오래 사는 사람들의 공통점… '장수 인자' HDL에 주목하라

신은진 헬스조선 기자

장수 가족력 가진 사람 혈중 지질 비교 분석 콜레스테롤 수치보다 'HDL 비율'서 차이 건강한 정상인 25%, 100세 장수인은 32%" 항염증·항산화 등 HDL 유익한 기능 영향"

▲ 헬스조선DB


오래 살기만 하는 건 의미가 없다. 얼마나 건강하게 오래 사느냐가 중요한 시대다. 이를 실현할 방법을 찾기 위해 전 세계 전문가들이 애쓰는 가운데 최근 HDL 콜레스테롤이 무병장수의 열쇠로 떠올랐다. HDL 콜레스테롤은 건강한 나이 듦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살펴보자.



세계 5대 장수촌 바마의 비밀, HDL 콜레스테롤이 높다

세계 5대 장수촌으로 불리는 중국 광시 바마 마을은 중국에서도 100세 이상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지역으로 10만명당 100세 인구가 31명에 달한다. 바마 마을의 뤄메이전 할머니는 128세로 세상을 뜰 때까지 세계 최고령자였다. 전문가들은 이 마을의 장수 비결로 천연 동굴에서 솟아나는 깨끗한 물과 거친 곡물 위주의 식습관, 적절한 노동 등을 꼽는데, 최근 들어 여기에 HDL 콜레스테롤이라는 새로운 장수 비결이 하나 더 추가됐다. 중국 의학자들이 분석한 결과, 장수 가족력을 가진 사람들은 좋은 콜레스테롤이라고 불리는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더 높았다.

광시대학교 연구팀은 장수 가족력을 가진 312명과 대조군 298명을 대상으로 장수에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APOE단백질과 혈중 지질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APOE단백질 수치에서는 두 그룹 간에 특별한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던 반면, 장수 가족력을 가진 참가자들의 평균 HDL 콜레스테롤 수치는 61.9㎎/㎗, 대조군은 42.5㎎/㎗로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장수 가족력을 가진 사람 중 60세 이상의 평균 HDL 콜레스테롤 수치는 67.5㎎/㎗로 매우 높았다. 높은 HDL 콜레스테롤 수치는 심혈관질환 발병률과 사망률을 낮춰 건강장수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100세 장수인의 HDL 비율은 32%로 매우 높아

총콜레스테롤이 높아도 HDL 콜레스테롤이 높으면 장수한다는 연구 결과는 많이 발표됐다. 2010년 발표된 백세장수인 연구를 보면, 장수한 사람들은 총콜레스테롤이 270㎎/㎗로 높았지만, HDL 콜레스테롤 역시 84㎎/㎗로 매우 높았다. HDL 콜레스테롤의 정상 범위는 남자 40㎎/㎗, 여자 50㎎/㎗이다. 콜레스테롤의 양이 아니라 총콜레스테롤 속에 들어 있는 HDL 콜레스테롤의 비율이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건강한 정상인의 경우, 총콜레스테롤 대비 HDL의 비율이 약 25% 정도이다. 100세 이상을 사는 장수인들의 경우 HDL의 비율이 약 32%로 높고, 올림픽 선수들은 38%가 넘는 경우도 있다.

미국 의학 학술연구 평가기관인 'Expertscape' HDL(ApoA) 분야 한국 1위인 조경현 원장은 "총콜레스테롤 대비 HDL의 비율이 높으면 동맥경화 예방은 물론, 뛰어난 항염증·항산화 작용들을 하는 HDL의 유익한 기능 때문에 건강하게 장수하는 것으로 추측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HDL 질병예방 효과 주목… 심혈관질환·치매 예방에 항염증 효과까지

100세 시대 무병장수의 가장 큰 걸림돌은 심혈관질환과 치매이다. 심근경색·협심증 등의 심혈관질환은 세계 1위의 사망원인이며, 치매 인구는 2050년 1억50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HDL은 혈관 내막에 쌓인 콜레스테롤을 간이나 몸 밖으로 배출하는 유일한 배출 경로로서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한 핵심인자로 주목을 받아왔다. HDL은 크기가 작아도 매우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HDL에 부착된 단백질과 항산화 효소가 20종이 넘어 항염증 효과, 항산화 효과, 혈관 확장 효과, 항혈전 효과, 항감염 효과 등 유익한 기능들을 갖고 있다. HDL의 구체적인 질병 예방 효과는 다음과 같다.

▶고혈압 및 심혈관질환 예방

HDL의 항산화 능력은 혈액 내에서 주로 LDL의 산화를 막는 데 사용된다. 이를 통해 혈관이 좁아지고 막히는 등의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효과를 가지고, 혈관 확장과 항혈전 효과는 고혈압을 예방하며,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실제로 일본인 150만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HDL이 높아질수록(20~99㎎/㎗) 고혈압 발병률은 낮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인 26만여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HDL 콜레스테롤 수치 35㎎/㎗ 미만을 기준으로 35~44㎎/㎗일 때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은 남녀 각각 34%와 31% 더 낮아졌고, 60㎎/㎗ 이상일 때 각각 66%와 49% 더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 예방

치매 인구가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면서 HDL의 치매예방 효과에 대해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에서 19년간 진행된 연구에서 중년기 HDL 수치가 60㎎/㎗, 70㎎/㎗ 이상이었던 사람들은 노년에 경도인지장애 발병 확률이 각각 20%와 50% 감소했다. 중년기 HDL 수치가 50㎎/㎗ 이상일 땐 노년기 치매 발병률이 62~65%까지 낮아졌다.

HDL은 뉴런 세포막의 콜레스테롤양을 줄여 알츠하이머 치매의 원인이 되는 아밀로이드 베타(Aβ)의 생산을 막고, 응집되거나 뇌에 쌓이는 일도 방지하며, 뇌에서 생성되는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HDL은 치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혈관성치매(15%)와 알츠하이머(70%) 치매 모두에 깊은 관련이 있다. HDL은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고, 혈관이 막히지 않도록 해 뇌졸중을 예방함으로써 뇌졸중 후유증으로 연결되는 혈관성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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