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외과

무지외반증 '비절개' 수술은 없다

박의현 연세건우병원장

[Dr. 박의현의 발 이야기]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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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의현 연세건우병원장
정형외과 족부 전문의가 돼 환자 '발'만 보고 산지도 어느덧 십수년이 지났다. 임상과 연구의 결과로 지금도 수술법은 진보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환자들의 인식이 발전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수술이 필요하다고 하면 환자들은 으레 '후유증 생기는 거 아니에요?' '수술이 엄청 아픈 것 아니에요?' 같은 질문을 한다. 어떤 환자들은 무섭다며 수술을 미루다 병기가 진행되고서야 다시 병원을 찾기도 한다.

환자들의 걱정도 이해가 된다. 과거에는 술기가 발전하지 않았던 터라 예후가 좋지 않을 수 있었다. 수술 후 통증과 함께 발 모양도 완전히 예쁘게 잡히지는 않았다. 당연히 수술 결과에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수 밖에. 그런 결과가 누적되다 보니 인터넷에서 무지외반증 수술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들이 떠다닌다.

다만 분명히 해둘 것은 지금은 그때와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술식의 진보가 이뤄졌다는 점이다. 족부의사들은 환자의 치료 부담을 줄이고자 지속적으로 다양한 수술 방식을 제안해 왔고 학계에 보고된 술식만 100가지가 넘는다. 수술 방식이 다양해지면서 진료실에서 환자와의 상담도 변화했다. 과거에는 수술 후 발 모양이나 회복 기간이 주제였다면 최근에는 이런 저런 수술 방법의 시행 가능성도 함께 알려준다.


무지외반증은 진행형 질환으로 변형 각도에 따라서 단계가 구분된다. 필자는 이 진행 경과에 맞춰 환자들에게 수술법을 제안한다. 최근에는 인터넷에서 많이 검색해보고 온 한 환자가 '비절개-무흉터 수술'을 할 수 있냐고 물었다.

엄밀히 말하면 '비절개' 수술은 없다. 다만, 가장 최소한의 부분만 절개해서 흉터를 줄이는 '최소침습술'이 있을 뿐이다. 환자의 요청과 달리 나는 그에게 최소침습술이 아닌 복합교정술을 제안했다. 이유는 환자의 엄지발가락 휘어짐이 이미 중증 변형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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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최소침습술은 작은 절개창을 이용해 교정해야 한다. 그런데 환자의 상태가 중등도 이상으로 진행된 경우라면 최소침습만으로 수술을 할 경우 수술 의사의 제한된 시야로 인해 주변 신경·인대·조직의 손상과 부정정렬에 의한 변형 등의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본인이 중등도 이상이고 최소침습술이 어렵다고 해서 아쉬워 할 필요는 없다. 국내외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최소침습술이 작은 절개로 봉합이 간소화되는 장점은 있으나 단일절개 복합교정술식과 비교했을 때 통증 정도, 회복 기간에는 큰 차이는 없었다. 복합교정술의 교정 방식이 그만큼 발전했기 때문이다. 복합교정술은 유연성의 확보와 소위 '칼발'이라고 불리는 1자 고정이 가능한 장점도 있다.


세상이 좋아져서 입고 다니는 옷은 대량생산한 기성품도 만족할 만하다. 하지만 내 몸은 맞춤형으로 돌봐야 한다. 기성품은 동일 제품이면 같은 품질을 보증하지만 수술은 의사의 수술 경험 등에 따라 그 결과가 천차만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가 수술 전에 확인해야 할 것은 최신 수술법의 가능 여부가 아니라 의사의 숙련도와 충분한 경험이다. 수술 시간이 얼마나 짧은지, 양발 동시 수술이 가능한지를 확인해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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