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관절질환

26개의 뼈로 이뤄진 미세한 발, 환자 상태 따라 '맞춤 치료' 필수

박의현 연세건우병원장

[Dr. 박의현의 발 이야기] (48)

이미지

박의현 연세건우병원장
정형외과는 팔, 다리, 척추를 구성하는 모든 구조물을 담당하는 과(科)다. 신체 대부분의 범위를 다룬다고 볼 수 있다. 해부학적 관점에서도, 다른 진료과는 신체 기관을 최대한 세밀하게 나눠 진단과 치료를 한다면, 정형외과는 뼈와 관절이 어떻게 맞물려 움직이는지 운동학적 측면을 고려한 진료가 필수다. 구조와 구동에 대한 유기적 관점이 필요하다는 점 때문에, 필자는 정형외과에 관심을 갖게 됐다. 특히 발을 보는 족부전문의가 되겠다고 생각한 것은 작고 투박하게만 여겨지는 발이 가진 복잡성 때문이다. 사람의 몸을 구성하는 뼈는 206개다. 그 중 발 하나에만 26개의 뼈가 있다. 두 발에 52개의 뼈가 있는 것이다. 신체를 구성하는 뼈의 4분의 1이 발이라는 작은 곳에 모여있다는 게 흥미로웠다.

발 하나의 뼈 26개는 서로 맞물려 기능을 한다. 이 중 하나라도 제 역할을 못 하면 질환이 된다. 뼈 자체만이 아닌 뼈의 연결과 기능까지도 고려해야 해서, 정형외과 병원, 특히 족부 병원은 찾아오는 환자의 수 만큼이나 다양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다양한 진단과 치료법에 대한 고민은 정형외과 족부전문의들의 공통된 사명이다. 이 사명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임상 경험을 가진 동료 의사들과의 협진 시스템을 도입했다. 필자의 병원에는 다섯 명의 족부 의사들이 각자의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면서 적합한 진단과 치료를 실시한다. ICT 기술을 이용해 진단과 치료 경과를 빅데이터로 구축하고 있기도 하다. 족부전문의 다섯 명의 경험과 족부 빅데이터가 상호 보완하는 형태의 진료는 예상보다 긍정적인 효과를 낸다.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통상적으로 무지외반증 환자의 경우 초·중·말기라는 병기에 따라 수술 방법을 결정해왔다. 병기는 영상의학적 검사를 통해 엄지발가락이 휘어진 각도에 따라 구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많은 곳에서 초기·중기 환자는 최소침습교정술, 중기·후기 환자는 단일 절개 복합교정술을 시행한다. 안타까운 것은 각 술식은 모두 장단점(흉터, 회복, 통증, 재발율 등)을 갖고 있는데, 이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필자의 병원에서는 병기에 따라 정해진 수술 방법을 환자에게 일괄적으로 적용하지 않는다. 환자 개별의 상태에 따라 맞춤형 술식을 적용한다. 그 덕에 환자 만족도가 높고 재발율은 낮다. 무지외반증 환자 20~30%에서 나타나는 아치 변형, 발목 인대 및 연골 손상, 소족지 변형, 지간신경종 등의 동반 질환에 대해서도 원스톱으로 치료하기 때문에 환자들의 번거로움과 부담도 줄일 수 있었다. 발이 가진 구조만 보는 것이 아니라 연결과 기능까지도 감안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일괄적 치료가 아닌 개별적 치료가 필수다. 한 가지 방법만을 고집하기보다는 여러 치료방법을 환자에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야 말로 진정한 맞춤형 치료이고, 결과적으로 환자의 예후를 좋게 만들 수 있다는 걸 보다 많은 이들이 알기를 바란다.

헬스조선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