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

위장 속 ‘그 세균’, 美서 발암물질로 공식 지정됐다

오상훈 헬스조선 기자

미국 복지부 8종 추가… 플라스틱 난연제·수돗물 소독제 부산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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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삼산화안티몬, 할로아세트산 6종이 새롭게 발암물질이 됐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미국 보건복지부 산하 국가독성학프로그램(NTP)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헬리코박터균) 등 신규 발암물질 8종을 최근 발표했다. 이번 발표로 인간에게 암을 유발하거나 유발할 것으로 예상되는 발암물질은 기존 248개에서 256개로 늘어났다.

지난 12월 미국 국가독성학프로그램이 15차 보고서를 통해 공개한 신규 발암물질에는 사람 위 속에서 감염증을 유발하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외에 플라스틱 난연제 성분인 삼산화안티몬, 수돗물 소독제 부산물인 6종의 할로아세트산이 포함됐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위나선균이라고도 불리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는 사람이나 동물의 위장에서 서식하는 나선 모양의 세균이다. 구체적으로는 위 점막과 점액 사이에 기생하며 염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이유로 세계보건기구(WHO)는 일찌감치 발암 인자로 규정해왔다. 정확한 감염 경로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오염된 물질을 통해 유입되거나 사람 간 전파되기도 한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의 무서운 점은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부분 무증상 감염이고, 증상이 있더라도 소화 불량 등의 가벼운 증상을 겪는다. 그러나 방치하면 만성적인 위염과 위암을 초래할 수 있다. 실제 헬리코박터균 감염 환자는 일반인보다 위암에 걸릴 위험이 3~6배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여부는 혈액 검사나 위내시경, 요소호기 검사(UBT)를 통해 알 수 있다. 이번 건강검진 결과를 통해 몸속에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치료받는 게 좋다.

◇삼산화안티몬
삼산화안티몬은 플라스틱이나 섬유가 쉽게 타지 않도록 만드는 첨가제다. 준금속 원소인 안티몬에 산소와 열을 더해 만든 물질인데 외관상 흰색이고 냄새가 없다. 폐암과 각종 피부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플라스틱 가공업 종사자들의 노출 빈도가 높지만 일반인도 오염된 실외 공기나 카펫과 같이 난연 처리된 섬유를 통해 흡입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삼산화안티몬을 발암성 1B 등급으로 분류한 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라 유해 물질 중에서도 특별 관리 물질로 관리하고 있으므로 높은 수준의 노출은 염려하지 않아도 되지만 오래된 섬유, 특히 폴리에스테르가 들어간 제품은 버리는 게 좋다.

◇할로아세트산 6종
할로아세트산은 음용수 소독제의 부산물이다. 한강 등의 수자원을 정수하는 데 쓰이는 염소 소독제는 미생물들과 반응해 다양한 부산물들을 만들어낸다. 780여 개 정도가 있는데 이번에 미국 국가독성학프로그램에 의해 발암물질로 지정된 건 6종의 할로아세트산이다. 할로아세트산은 폐렴, 폐부종 등 폐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나라는 할로아세트산의 농도를 음용수 1L당 0.1mg 이하로 관리하고 있다. 덕분에 국내에서 기준치를 초과했던 검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나 최근, 미국 귀넷 카운티에서 기준치의 357배에 이르는 할로아세트산이 검출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