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의약품 택배 시대… 안전성 문제 없나

신은진 헬스조선 기자

약, 적정 온도 유지 못하면 변질 우려
의약품 택배 배송 업체 정온 서비스 제공 안해
시럽류 항생제, 녹내장 안약 등 냉장 필수 약 많아 주의

이미지

의약품은 일반택배처럼 배송하면 변질돼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를 계기로 비대면 진료(원격의료)가 확산, 의약품 택배 배송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대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등 의약전문가들은 처방약(조제약)이 일반 택배처럼 배송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의약품 안전사고를 우려하고 있지만, 약 배송 서비스 제공 업체는 의약품 택배 배송에 법적인 문제가 없으니 괜찮다는 입장이다. 약을 음식처럼 배송받아도 괜찮은 걸까?

◇의약품 유통, '정온 서비스' 필수
일각에서는 음식도 택배가 되는데 의약품 택배가 불가능한 이유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하지만 의약품은 기본적으로 화학약품이라 현재 닥터나우 등 의약품 택배 배송 서비스 업체가 사용하는 유통방식으로는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다. 현재 닥터나우 등 약 택배 배송 업체들은 공산품과 같은 방식으로 의약품을 배송하고 있다.

의약품 유통은 안전성 보장을 위해 '정온 서비스'를 원칙으로 한다. 대부분의 의약품은 일정 범위의 상온에서 보관되어야 하기에 의약품 유통업체들은 습도 60% 이하, 5℃~25℃ 정온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특수 유통차량 등을 이용, 의약품을 배달한다. 온도에 민감한 주사제 등 냉장 필수 의약품의 경우, 전문 용기를 사용해 적정 온도를 유지한 상태로 의료기관과 약국에 전달한다.

적정 온도를 유지하지 못한 약은 변질하고, 환자가 사용했을 경우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 커진다. 상온에 잠깐이라도 노출된 독감백신이나 코로나19 백신을 전량 폐기하는 이유이다. 의약품 전문 유통업체들은 의약품 안전성을 보장하기 위한 온도, 습도 등을 수시로 모니터링 하고 만일 문제가 확인된 경우 이를 폐기한다.

반면, 의약품 택배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은 의약품 배송 과정에서 정온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이들은 의약품 유통 전문업체가 아니라 의약품 안전 유통의 원칙을 지킬 의무가 없다. 그 결과 반드시 냉장 유통·보관해야 하는 약도 실온유통되고 있다. 대한약사회 정수연 정책이사(약사)는 "온도와 습도에 예민한 의약품은 유통과정에 문제가 있으면 변질될 가능성이 큰데, 변질된 약은 환자의 건강을 위협하기에 의약품 택배 배송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생각보다 많은 냉장 필수 의약품
우리가 흔하게 사용하는 의약품 중 냉장 유통·보관이 필요한 약은 생각보다 많다. 반드시 냉장상태로 유통되어야 하는 약으로는▲어린이·노약자에게 자주 사용하는 시럽류 항생제 ▲인슐린 주사제 ▲녹내장 및 고안압에 사용하는 잘라콤점안액, 타플로탄에스점안액, 리스몬티지점안액 등 안약 ▲여드름 연고인 듀악겔이 있다. 냉장유통은 안 되고 냉소 유통(1℃~15℃)해야 하는 ▲기미치료제 멜라논 크림도 있다.

반드시 밀폐된 상태로 건조·저온·차광상태로 유통해야 하는 ▲협심증 환자에 사용하는 혈관확장제 니트로글리세린 ▲세균성 질염 치료제 세나서트질정 등도 있다. 일명 '건냉암소' 상태로 유통해야 하는 이 약들은 개봉 후 보관할 때도 밀폐용기에 넣어 냉장고 문 칸에 넣어놔야 하는 까다로운 약이다.




이미지

멜라논 크림은 반드시 냉소 상태로 유통해야 한다/사진=헬스조선 DB

의약품 택배서비스 업체들의 경우, 이 약들을 근육통에 사용하는 파스, 일반 진통제 등과 동일하게 취급해 한꺼번에 배송한다. 닥터나우 관계자는 "현재 처방약 배송은 약 종류는 상관없이 한개의 처방전에 있는 약을 일괄포장하여 배송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파손을 방지하기 위해 에어캡으로 약을 포장하고 나서 일반 택배를 보낼 때 사용하는 종이 상자에 넣어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는 플랫폼이기 때문에 처방전에 나온 대로 약을 포장해서 배송해줄 뿐"이라고 강조했다.

◇유통 규정 안 지킨 약, 무슨 문제 있을까?
의약품의 유통·보관법은 약의 안전성·유효성을 보장하기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하는 규칙이다. 즉, 이를 준수하지 않으면, 의약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은 보장할 수 없다. 약이 기대한 만큼 효능을 발휘하지 못해 처방용량이 늘어날 수 있고, 이로 인한 부작용 위험이 커질 수도 있다.

대한약사회 정수연 정책이사(약사)는 "의약품이 보관과 유통과정에서 온도·습도 등의 영향을 받아 변질하면, 약물치료의 효과는 떨어지고, 부작용이 생긴다"고 밝혔다. 그는 "변질된 의약품을 복용해 약효가 기대에 못 미치면 이후 진료에서 의사의 처방 용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큰데, 항생제나 인슐린 주사제, 호르몬 조절 제품 등 용량조절이 중요한 약은 용량이 늘어나면 부작용 위험도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택배 배송된 약을 복용하고 나서 부작용이 생겼을 때 환자가 가장 피해를 볼 수 있다고도 전했다. 정수연 이사는 "택배로 약을 받게 되면 환자는 자신이 받은 약이 배송과정에서 온도·습도를 잘 지킨 문제 없는 약인지 알 길이 없어, 부작용이 생겨도 책임을 물을 곳이 마땅치 않게 된다"고 말했다. 정 이사는 "의약품 유통과정에서 약사와 환자 사이에 제3자가 개입하면, 의약품 부작용이 생길 경우 책임소재를 판단하기도 어려워진다"고 밝혔다. 이어 정수연 이사는 "의약품은 모양이 비슷하지만, 성분이 매우 다른 약들이 많아 비대면으로 복약지도를 하는데 한계가 있고, 약사의 복약지도를 통해 복약순응도가 달라진다는 측면에서 의약품 택배의 문제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癲ル슢��옙�볦삕�좑옙 占쎄퀗�э옙占� 占쎌쥙�ο옙�쇱삕�좑옙

占쎌쥙�э옙�낆릇占쎈툕�쀯옙節덈빝�좑옙 占쎌쥙�⑵짆�낆삕占쏙옙�용쐻�좑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