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병원 방문 힘든 시대, 감기 상비약 준비하셨나요?
이지형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0/10/14 07:31
감기 초기 대처 중요… 약 먹고 외출 자제
1회용 스틱형 파우치·증상별 컬러 포장…
'콜대원' 시리즈 등 편의성 높인 약 선보여
세계보건기구(WHO)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처음 보고된 게 작년 12월. 1년도 지나지 않아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수가 세계적으로 100만명을 넘었다. 미국에서만 20만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고 브라질의 사망자 수도 14만명을 넘었다. 인도, 멕시코의 피해 규모도 크다.
러시아, 스페인, 프랑스, 영국 등 유럽에서도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는 조짐을 보인다. 스페인의 경우, 주말을 거치면서 2만~3만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수도인 마드리드에서만 1만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해 정부 차원에서 국민들의 이동을 제한하기도 했다. WHO는 백신 보급 전에 누적 사망자가 200만명을 넘을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한국도 8월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감염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를 본격적으로 강화해 대응해 왔다. 국민들도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손씻기와 마스크 착용 등 개인 차원의 예방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마스크, 손세정제, 제균 티슈, 이마 체온계 등의 판매가 크게 늘었다.
지난 5일 기준으로, 국내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총 422명이다. 이 중 절반에 가까운 210명이 80세 이상 고령 환자였다. 연령대를 60대 이상으로 넓히면 사망자 수는 397명으로 늘어나 전체 사망자 수의 94% 수준이다. 대부분의 사망자가 사실상 60대 이상 고령자인 셈이다.
노년층은 건강한 젊은 사람에 비해 면역력이 떨어져 있어 바이러스 감염률도 높고 증상도 더 나쁠 수 있다. 특히 고혈압, 심장병, 폐질환, 당뇨병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아 감염에 더욱 취약하다. 이미 갖고 있는 기저질환에 코로나19까지 더해져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경우도 많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감기를 방치한다면?
◇'이유 있는' 감기약 판매 증가
약국가에서 실제로 감기약 판매량이 늘고 있다고 한다. 추석 연휴가 끝나고 일교차가 커지면서 감기 환자가 늘었다. 어린이나 노년층 등 면역력이 약한 연령대일수록 초기 감기나 비교적 가벼운 증상의 감기에도 외출을 자제하고 상비약으로 구비해 둔 감기약을 복용하는 게 좋다는 전문가들의 충고다. 병원 방문 후 처방약 조제를 위해 약국을 방문한 환자들이, 약국 온 김에 감기약을 사 가는 것도 요즘 흔한 풍경이다.
그런데 감기약의 진화라고 할까? 복용의 편의성을 강조한 감기약들이 시중에 많이 나오고 있다. 1회용 스틱형 파우치에 한번 복용할 용량만 담은 약들이 대표적이다. 알약을 삼키기 어려운 어린이나 노인들이 주로 시럽제를 먹는데, 짜 먹는 감기약은 병이 깨질 염려가 없고 휴대하기도 편하다.
1회용 포장 약의 유행은 소비자 수요의 직접적인 반영이다. 국내에 처음 짜 먹는 스틱형 파우치 감기약을 출시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대원제약 '콜대원'의 경우, 성인용 감기약인 '콜대원S'와 어린이용 감기약인 '콜대원키즈' 시리즈로 작년 6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 전 해와 비교하면 20% 이상 성장한 수치다. 5년간 평균 성장률이 87%에 달한다니, 약 구매 패턴의 급격한 변화를 짐작할 수 있다.
컬러 마케팅이라고 할까? 소비자들의 편의를 위한 선택이겠지만, 증상별로 다른 빛깔의 포장을 내놓기도 한다. 역시 대원제약이 앞장서고 있는데, 성인용 콜대원의 경우 기침·가래·인후통에는 파란색 포장(콜대원코프S)을, 콧물·코막힘·재채기에는 초록색 포장(콜대원노즈S)을 활용했다. 증상별로 세분화한 '맞춤형' 약에 대한 관심을 반영한다. 증상이 복합적인 경우에 복용할 수 있는 빨간색 포장(콜대원콜드S)도 있는데, 노년층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수원에서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이승백 약사는 "날씨가 추워짐에 따라 가정 상비약으로 감기약을 찾는 손님이 늘고 있다"며 "특히 노년층은 면역력이 약해 상비약을 활용한 초기 대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