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골반 안쪽에 '염증' 가득한 병… 무증상이 대부분
전혜영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1/06/23 08:00
질염이나 자궁경부염 등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골반내염증(골반염)'으로 발전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골반내염증은 심하지 않으면 무증상인 경우가 많은 데다, 증상이 나타나도 아랫배 통증 정도라 소화기질환으로 오인하기 쉽다. 심하면 골반 내 고름 주머니가 터져 복막염까지 이어질 수 있으므로 골반염이 의심된다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골반염이란 자궁내경관(골반 내 나팔관, 난소, 이를 둘러싼 복막 등)에 번식하고 있던 세균이 자궁내막과 나팔관, 혹은 복강까지 퍼지면서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대부분 질염이나 자궁경부염이 치료되지 않고 방치된 경우에 세균이 자궁을 통해 위로 올라가면서 골반염이 생긴다. 골반염을 일으킬 수 있는 세균으로는 ▲임질균 ▲클라미디아균이 가장 흔하고, 드물게 ▲인플루엔자균 ▲A군 연쇄구균 ▲폐렴구균 등으로 인해 발생하기도 한다.
문제는 골반 내에 염증이 생겨도 증상이 전혀 없는 경우도 있다는 점이다. 증상이 있을 땐 아랫배 통증이 대표적으로 나타난다. 특히 자궁을 움직이면 통증이 느껴진다. 냉이 많아지거나, 구토나 소변을 볼 때 아픈 증상이 생길 수도 있다. 혈액검사를 해보면 백혈구 숫자가 평소의 2배 정도로 늘어난다. 자궁외 임신, 자궁 내막증, 기타 나팔관의 질환과 증상이 유사하기 때문에 반드시 구분해서 치료해야 한다.
골반염은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염증을 완화하는 주사나 약만으로도 치료할 수 있다. 만약 진단이 명확하지 않거나 수술이 필요한 경우에는 입원 치료를 하기도 한다. 염증이 진행돼 골반 내에 고름 주머니가 생겼거나, 항생제 치료에도 변화가 없는 종괴가 있는 경우, 골반 내에 고름 주머니가 터져 복막염까지 진행된 경우에는 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다. 골반염은 주로 성병균을 방치했을 때 발생하므로,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평소 성관계를 할 때는 항상 피임도구를 사용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