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과질환
'여성의 감기' 질염, 방치하면 골반염·불임까지… 꽉 끼는 옷 피하고 '여성용 세정제' 쓰면 도움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5/06/16 07:30
가려움·분비물… 여성 70%가 겪어
의약품 써야 확실하게 살균 가능
질내 산성도 유지, 유익균 회복 빨라
여성의 질에는 원래 균이 많이 살고 있지만, 평소에는 특별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젖산균 같이 질 내부를 약산성으로 유지시켜 병균에 맞설 수 있도록 해주는 유익균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익균이 감소하고 곰팡이나 트리코모나스 같은 유해균이 많아지면 문제가 된다. 이때는 가려움증이나 냄새가 심해지고 누런 분비물이 잘 나오는데, 이것이 바로 질염이다. 질염은 '여성의 감기'로 불릴 만큼 흔하다. 여성의 70%가 질염을 경험한다. 25~34세 결혼 적령기 여성 중 질환 치료를 목적으로 산부인과를 찾은 300여 명을 조사했더니, 절반 이상(53.2%)이 질염 환자였다는 대한산부인과학회의 통계가 있다.
질염이 지속되면 골반염이나 방광염이 생길 수 있다. 강남미즈메디병원 산부인과 천은경 전문의는 "질염으로 인해 질 내부의 면역력이 떨어지면 여러 세균들이 침입하면서 자궁 본체까지 올라오고, 골반까지 영향을 미쳐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균이 요도를 타고 들어가면 방광염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자궁 외 임신(나팔관 임신)이나 골반유착(자궁이나 나팔관 주위가 장이나 방광 등에 달라붙는 것)이 생길 수 있고, 최악의 경우 불임이 되기도 한다.
◇약품용 세정제, 원인균 확실히 제거
질염을 예방하려면 스키니진이나 레깅스 같이 몸을 꽉 조이는 옷을 피해야 한다. 세균은 통풍이 잘 안되는 축축하고 온도가 높은 환경에서 잘 번식하기 때문이다. 피로감이나 스트레스를 줄여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도 중요하다.
더불어 질을 깨끗이 관리하는 것도 필요한데, 이때는 약국에서 파는 여성용 세정제를 쓰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이다. 일반적인 알칼리성 비누나 보디클렌저로 세정을 하면, 질 내부의 산성도가 적절히 유지되지 않아 오히려 균이 쉽게 번식할 수 있다. 화장품 매장이나 마트에서 파는 여성용 세정제는 살균력이 비교적 떨어진다. 천은경 전문의는 "질염을 유발하는 원인균을 없애려면 약국에서 일반의약품으로 파는 여성용 세정제를 쓰는 게 보다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의약품으로 나온 대표적인 여성용 세정제에는 지노베타딘(먼디파마)이 있다. 질염을 유발하는 균을 없애면서도 질 내 산성도를 유지시켜 유익균이 빨리 회복되게 한다. 지노베타딘의 주성분인 포비돈 요오드는 사스 코로나 바이러스와 에볼라 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제거한다고 밝혀졌을 정도로 살균력이 뛰어나다. 지노베타딘 용액 30㎖(계량컵 1컵 용량)를 1L 온수에 희석시킨 후 질을 씻어내는 식으로 사용하면 된다. 평소에는 주 1~2회, 질염이 생겼을 때는 하루 1~2회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