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외과
국내 자전거 인구 1300만… '자전거 부상' 얼마나 심각한가?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7/06/12 14:20
해가 길어지면서 한강과 국도변에 자전거 열풍이 불고 있다. 생활자전거는 물론 포장도로에서 빠른 속도를 즐길 수 있는 로드바이크(사이클), 비포장 오르막과 내리막을 달릴 수 있는 산악자전거까지 다양한 자전거 인구가 전국을 수놓고 있다. 실제 한국교통연구원에서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국내 자전거 인구가 1300만명을 넘어선 상황이다. 하지만 스포츠 안전사고 실태조사 결과 자전거 활동인구 전체의 절반(52.5%) 이상이 부상을 겪어본 경험이 있다. 자전거 안전하게 타는 법을 알아두는 게 필수다.
◇자전거 인구 연평균 2회 부상… 전치 1~2주 부상도 35.5%
스포츠 안전재단이 성인남녀 88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전거 안전사고 실태조사’에 따르면 자전거 활동 인구 한 명당 연평균 2.02회 부상을 입었다. 자전거 부상의 주요 원인으로는 자전거 사고로 인한 ‘미끄러져 넘어짐’이 35.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다음으로 ‘물체에 걸려 넘어짐’(24.5%), ‘주변 시설과 충돌’(21.5%), ‘자동차·자전거 등과 충돌’(11.5%) 등의 순이다.
이로 인해 발생되는 부상 부위는 ‘무릎’(37.5%), ‘머리’(25.4%), ‘손’(24.0%) 등의 순으로 신체 전반에 걸쳐 일어나고 있었다. 부상 유형으로는 촬과상(58.2%)이 가장 많았고, 염좌(29.4%), 통증(27.6%), 좌상(27.4%) 등의 순이었다. 부상 정도로는 전치 1주 미만의 경증 부상(66.4%)이 가장 많았고, 전치 1~2주의 보통 부상(27.7%), 3주 이상의 중증 부상(7.8%) 순이었다.
자생한방병원 한창 원장은 “자전거를 탈 때 허리를 너무 앞으로 숙이는 자세는 척추기립근과 척추 사이 극간인대의 과사용을 유발하고, 고관절 전면부 근육인 대퇴근막장근, 대퇴직근의 긴장을 지속시키기 때문에 허리는 30도, 무릎의 각도는 15~20도가 되도록 안장 높이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포장도로라도 '보호장비', '준비운동'은 필수
자전거 형태에 따른 사고 원인도 다양하다. 특히 포장도로를 달리는 생활자전거나 로드바이크의 사고 원인은 보호장비나 준비운동 부족 등 사고 예방 활동이 미흡해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실제 생활자전거 사고 경험자 10명 중 2명은 보호장비를 착용하지 않았으며(19.5%), 스트레칭과 같은 준비운동(20%)도 실시하지 않았다. 로드바이크 또한 숙련자의 평균 시속은 생활자전거 평균 시속(20km)보다 두 배 빠른 약 40km에 달하지만 보호장비를 착용하는 사람은 41.7%에 불과했다.
한창 원장은 “실력과 관계없이 누구한테나 일어날 수 있는 것이 자전거 부상인만큼 되도록 보호장비를 착용하고, 규정 속도를 지켜가며 타는 것이 중요하다”며 “자전거를 타기 전에는 무릎, 손목 관절과 대퇴부 부위 등을 스트레칭 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여름철 숲속 달리는 산악자전거… 등산객 이용시간 피해야
여름에는 시원한 숲속에서 자전거 라이딩을 즐기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국내 자전거 시장에서 산악자전거가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달할 정도로 산악자전거 보급률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현행법상 자전거는 입산 금지 대상이 아니지만 산악 라이딩을 할 때는 늘 사고에 주의해야 한다. 실제 산악자전거의 부상으로 인한 후유 발생률은 28.8%로 전체 평균(20.0%)보다 8.8% 포인트 높았다. 또 발생 후유증의 심각도 또한 보통 이상이 약 60.9% 달해 다른 자전거보다 부상 정도가 심하다.
따라서 입산객과 하산객이 붐비는 오전 9~11시와 오후 1~3시 사이는 피하는 게 좋다. 또한 경사가 가파른 내리막길을 무리하게 내려가기 보다 완만한 경사를 선택해야 한다. 험한 지형에서 몸으로 전해지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 몸이 튀어 나갈 정도의 과한 자전거 서스펜션 세팅은 삼가야 한다. 한창 원장은 "산악자전거 특성상 자전거 진동이 척추에 그대로 전달되므로 만성요통이나 척추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 지속적으로 타지 않는 것이 좋다"며 "무릎관절이나 고관절에 질병이 있거나 평소 통증을 느끼던 사람의 경우도 ‘자전거 운동이 좋다’라는 인식이 있지만, 각각의 상태에 따라 천차만별의 예후를 보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