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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판 증후군, 다리가 거미처럼… 심혈관 문제로 사망까지
이현정 헬스조선 인턴기자
입력 2014/08/07 09:36
전 농구선수 한기범이 유전병인 마르판 증후군으로 수술받던 당시 심경을 고백했다. 지난 6일 방송된 JTBC '화끈한 가족'에 출연한 한기범은 "재산을 다 잃고 심장 재단의 후원 덕분에 심장병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며 "과거 농구선수였고 우승도 많이 한 사람으로서 자존심이 많이 상했지만, 수술받으면 살고 안 받으면 죽는 극단적 상황이었기에 당연히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한기범이 앓고 있는 유전병인 마르판 증후군은 1896년 프랑스 장 말팡에 의해 처음 보고된 질환이다. 마르판 증후군은 특정 염색체의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한다. 몸을 구성하는 데 필요한 단백질을 생성하는 역할을 하는 유전자인 FBN1의 이상으로 심혈관, 안구, 골격 등에 장애가 생기는 것이다. 한기범의 경우 아버지와 남동생 모두 마르판 증후군으로 사망했다. 하지만 유전병임에도 전체 환자의 30% 정도는 가족력이 없이 발병한다.
마르판 증후군은 거미 다리 모양으로 긴 손가락·발가락, 큰 키, 몸에 비해 과도하게 긴 팔다리, 좁은 얼굴 등의 외관상 특징을 보인다. 특히 아동기에 근시가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 마르판 증후군 환자 60% 정도는 수정체가 위쪽으로 이탈되며, 녹내장, 망막 박리, 백내장 등 눈과 관련된 질환을 앓는다. 또, 관절의 이완으로 슬개골, 견관절, 손가락 관절 등에 관절이 반쯤 옆으로 비껴나가는 만성·재발성 아탈구가 흔히 발생할 수 있으며, 환자의 50% 이상에서 척추 변형이 일어난다. 마르판 증후군 환자는 심혈관계 이상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60~80% 정도의 환자들이 대동맥 근위부의 확장이 일어나며 합병증으로 대동맥 혈관 벽의 균열이나 파열 등이 발생한다.
마르판 증후군의 진단은 CT 촬영이나 MRI를 이용한 혈관조영술 및 침습적 뇌혈관조영술을 통해 가능하며, 질환을 진단받은 경우 눈·골격·심혈관계의 전반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마르판 증후군 환자의 경우 복싱과 같은 접촉운동이나 경쟁하는 운동 등 관절의 손상과 통증을 유발하는 활동을 피해야 한다. 또, 카페인은 부정맥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