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각종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축구는 이번에 대한체육학회에서 메달 유망 종목으로 분류할 만큼 기대감이 큰 종목이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선수들의 부상 관리가 절실하다. 지난해 6월부터 올림픽대표팀 주장으로 팀을 이끌어왔던 홍정호 선수는 K리그에서의 십자인대 부상으로 약 9개월간 결장이 불가해지면서 최종 엔트리에 들지 못해 팬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십자인대 파열’은 스포츠 손상 중 흔하게 일어나는 부상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초기에 치료하지 못해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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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조선일보DB
웰튼병원 송상호 원장은 “축구 선수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의 경우에도 스포츠를 즐기던 중 쉽게 입을 수 있는 부상 중 하나가 십자인대 파열”이라며 “여름철에는 각종 레포츠 활동이 증가하는 만큼 십자인대 손상 환자도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무릎 앞과 뒤 지탱하는 십자인대, 손상되면 붓고 뻐근해
우리 신체에는 무릎 앞뒤와 안팎을 지탱하는 4개의 인대가 있다. 이 중 무릎 앞과 뒤를 지탱하는 인대를 전방 십자인대, 후방 십자인대라고 한다. 십자인대는 허벅지와 종아리뼈를 이어주며 전방 십자인대와 후방 십자인대가 각각 무릎 관절 내부에 X자 모양으로 위치해 있다. 십자인대는 무릎이 앞뒤로 흔들리는 것을 방지하고 연골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십자인대는 굵기가 가는 섬유다발로 이뤄져 있어 외부 충격이 가해지면 쉽게 끊어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십자인대가 파열된 경우에는 약 60%가 무릎 내부의 인대가 ‘뚝’ 끊어지는 것을 느끼고 통증 때문에 정상적인 걸음이 어려워진다. 2-3시간 경과하면 관절 내에 출혈이 생겨 무릎이 부어 오르는 증상도 나타난다.  그러나 대부분 무릎이 부어도 단순 타박상으로 생각해 냉찜질을 하거나 안정을 취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통증이 감소되고 붓기가 가라앉았다고 해도 안심은 금물이다.

◇‘십자인대 파열’ 축구 즐기다 가장 많이 발생
전방십자인대 파열은 스포츠에 의한 손상이 많은 편이며 특히 축구에서 특히 많이 발생한다. 실제로 웰튼병원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2007년~2010년까지 전방십자인대 손상 환자의 원인을 분석한 결과 31%가 축구에 의한 손상으로 병원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축구 선수들의 경우에는 허벅지의 대퇴사두근이 발달해 방향전환, 회전 등의 동작 시 부상 위험에 노출된다. 0~45도로 굴곡된 상태에서 대퇴사두근이 수축하면 십자인대로 가해지는 부하가 크게 증가하고, 이렇게 체중이 부하된 상태에서 회전을 하면 손상을 입게 된다.

송 원장은 “축구 부상이라고 하면 흔히 상대편 선수와 부딪치면서 발생한다고 생각하지만 대부분은 ‘비접촉성 손상’이 많다”고 설명했다. 상대 수비를 속이기 위해 뛰다가 갑자기 방향을 틀거나 뒷걸음질 하는 경우, 태클 슬라이딩 시 바닥에 축구화가 접촉되면서 무릎이 회전 되는 경우, 센터링하다가 몸을 회전하는 데 무릎이 안쪽으로 꺾이는 경우, 또는 헛발질 등으로 십자인대 파열이 쉽게 발생할 수 있다.

◇관절내시경 수술 통해 빠르고 효과적으로 치료
송 원장은 “십자인대가 파열된 경우에는 부상을 방치하는 경우 2차적으로 연골판 손상 등을 일으켜 관절염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되도록 빨리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십자인대 파열이 50%이내인 경우는 관절 주변(대퇴사두근 등)의 근력 강화 운동 등 재활운동을 통해 기능을 보완할 수 있다. 그러나50% 이상 손상된 경우에는 관절내시경을 통한 ‘전방십자인대 재건술’로 치료한다.

빠른 치료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재활이다. 특히 축구선수들은 충분한 재활이 이뤄지지 않으면 제 포지션에서 충분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할 수 있다. 대개 우리나라 선수들은 전방십자인대 수술 후 다시 운동에 복귀하기까지 대략 4~6개월 정도 재활을 거친다. 그러나 미국은 평균 10.7개월의 재활 기간을 가지는 것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재활 기간은 상당히 짧다.

외국의 경우, 독일의 MTT(Medical Training Therapy) 기본 프로그램에 의한 재활 기간 6개월과 운동 복귀 적응 훈련 약 4개월을 합쳐 10개월 정도는 기본적으로 재활을 해야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이탈리아 프로리그에서는 479명의 선수 중 38명이 전방십자인대 재건술 후, 10개월 이상의 재활훈련을 거쳐 현역으로 뛰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이동국 선수 등 현역으로 뛰는 선수를 손에 꼽을 정도다.
송 원장은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선수들이 빨리 복귀해야 한다는 조급함 때문에 충분한 재활을 거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독일 등 스포츠 선진국과 같이 재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선수들에 대한 체계적인 재활이 이뤄지도록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