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과

스키 타다 무릎 다친 아이… 키 제대로 안 클 수 있다

김경원 헬스조선 기자

지난해 초 스키를 타다 다른 사람과 부딪힌 이모(10·서울 서대문구)양은 오른쪽 무릎 바로 위의 뼈가 부러졌다. 주치의는 "무릎의 성장판이 골절돼 키가 원래 자라야 할 만큼 못 자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양은 이후 오른쪽 다리가 비뚤게 자라 O자형 다리가 됐다.

◇성장판 한번 다치면 원상회복 안 돼

스키 부상은 무릎에 가장 많이 생긴다. 바른세상병원 서동원 원장은 "스키를 타다가 다치는 부위의 35~50%는 무릎"이라며 "청소년이 성장판이 있는 무릎 물렁뼈를 다치면 성장 장애를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물렁뼈는 인대보다도 약해서 충격을 받으면 쉽게 찢어지거나 벌어지고, 이 때문에 다리의 성장을 담당하는 무릎 성장판이 손상되면 다리가 휘면서 키가 원래 자라야 할 만큼 자라지 못하거나 좌우 다리 길이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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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가 덜 큰 청소년이 스키를 타다가 무릎 주변을 다쳤을 때는 성장판이 손상됐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성장판이 있는 물렁뼈가 부러지면 양쪽 다리 길이가 달라지면서 키가 제대로 크지 않는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황진호 교수는 "자녀가 스키를 타다가 무릎을 다쳐서 통증이 심하고 부으면 반드시 엑스레이를 찍어 성장판을 다쳤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단 성장판을 다친 경우, 원상회복하는 치료법은 없다. 치료를 위해 성장판을 건드리면 키가 자라는 데 더 큰 장애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성장판이 손상된 아동은 일단 깁스를 해서 뼈만 붙인 뒤 성장판이 닫힐 때까지 그냥 두고, 그 이후에 교정 치료를 해야 한다. 서동원 원장은 "이런 아동은 대부분 좌우 다리의 길이가 달라지는데, 성장이 모두 끝난 뒤에 다친 다리의 길이를 늘이거나 다치지 않은 다리의 길이를 줄여서 좌우 균형을 맞추는 수술을 한다"고 말했다.

◇십자인대 찢어지면 관절염 10년 이상 빨리 와

골절 다음으로 많은 청소년 무릎 스키 부상이 십자인대파열이다. 스키를 타다 부딪히거나 갑자기 멈추거나 턴을 할 때 무릎이 비틀리면서 파열된다. 서동원 원장은 "무릎은 앞뒤 움직임이 많고 체중부하가 심한 관절로, 근육과 인대가 감싸서 안정성을 유지해 주는데, 십자인대가 찢어지면 무릎이 제멋대로 흔들리면서 연골이 빨리 닳기 때문에 퇴행성 관절염이 10~20년 빨리 온다"고 말했다. 무릎 십자인대는 파열돼도 통증 등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장기간 모르고 지내는 사람이 많다. 십자인대파열은 엑스레이로 진단할 수 없으며, MRI(자기공명영상)를 촬영해 확진한다.

황진호 교수는 "인대 전체의 30~ 40%가 파열되면 보조기를 착용하고 허벅지 근육을 강화하는 재활치료를 하며, 그 이상 파열되면 십자인대재건술을 한다"며 "성장판이 열려 있는 어린이는 끊어진 인대를 이을 때 물렁뼈를 우회해서 성장판이 손상되지 않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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