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
망막질환 줄기세포 치료… 눈 거의 멀었던 쥐, 시력 정상으로 돌아와
박노훈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1/05/04 01:20
미국 바이오벤처기업 ACT사의 로버트 란자 박사는 "현재 의술로는 치료 방법이 없는 유전성 망막질환인 스타가르트병을 줄기세포를 이용해 치료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배아줄기세포에서 분화시킨 망막상피세포를 스타가르트병을 유발시킨 쥐의 망막에 주입한 결과 시력이 정상에 가깝게 회복된 뒤 수개월간 유지됐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실험용 쥐 400~500마리를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사람의 배아줄기세포에서 망막상피세포를 추출해 병에 걸린 쥐의 망막에 주입하는 방법으로 진행했다. 이후 100일~1년까지 쥐의 시력 개선 추이와 안전성 등을 관찰했다.
스타가르트병은 부모 모두에게 유전적 요인이 있는 청소년에게 나타나는 유전 질환으로, 환자는 망막이 손상돼 시력을 잃는다. 란자 박사팀은 동물실험에서 나타난 성공적인 결과를 바탕으로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를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을 준비했으며, 지난해 10월 미국 식품의약청(FDA)에서 임상시험 허가를 받았다.
이번 동물실험 결과는 지난달 29일 서울에서 열린 '제3차 국제 줄기세포 심포지엄'에서 발표됐다. 차병원줄기세포연구소와 한국파스퇴르연구소가 공동 주최한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란자 박사 외에도 미국 하버드대 의대 김광수 교수가 DNA나 바이러스 없이 줄기세포를 단백질로 만드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등, 7개국 25명의 줄기세포 연구자가 최신 연구 성과를 내놨다. 김광수 교수는 "줄기세포 연구를 통해 다양한 희귀질병의 기전을 파악하는 방법 등 난치병 치료에 줄기세포를 활용할 수 있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고 말했다.
란자 박사가 발표한 치료법은 현재 ACT사와 차병원줄기세포연구소가 공동으로 개발 중이다. ACT사는 이 치료법으로 스타가르트병과 노인성 망막질환인 황반변성의 임상시험 허가를 동시에 받았으며, 현재 임상시험에 참여할 환자를 모집하고 있다.
차병원줄기세포연구소는 지난달 27일 스타가르트병을 치료하는 방법에 대한 국내 임상시험 승인을 국가생명윤리위원회에서 받았으며,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임상시험 최종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차병원줄기세포연구소 정형민 소장은 "스타가르트병과 황반변성에 실제로 쓸 치료제 개발은 우리나라가 먼저 성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