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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은 제때 맞혀야 효과가 가장 좋다. / 세브란스병원 제공
2개월된 아들이 있는 직장여성 신모(29)씨는 얼마 전 아기가 하루에 디피티(DTaP·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소아마비 뇌수막염 폐구균 등 4가지 예방접종을 동시에 받아야 하는 것을 알고 놀랐다. 신씨는 "아기 몸 속에 4가지 예방접종 항원이 한꺼번에 들어오면 혹시 문제가 생길까봐 따로따로 맞히려 한다"고 말했다. 신씨와 같은 오해 때문에 예방접종을 2종씩 나눠 맞히는 신생아 부모가 꽤 있다. 하지만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자녀가 태어나면 신생아 때부터 만 12세까지 8종의 백신을 22회 맞혀야 한다. 이 중 4분의 3 이상은 2세 이전에 맞아야 하기 때문에 하루에 많게는 5가지를 한꺼번에 접종한다.

강진한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신생아가 여러 예방접종을 한번에 받는 것을 걱정하는 부모가 많다. 그러나 신생아는 수천 가지 항원에 대응할 수 있는 면역력을 가지고 태어나기 때문에 한 번에 5종류의 백신을 맞아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단, 일본뇌염 생백신(살아있는 병원균으로 만든 백신)은 수두나 MMR(홍역·볼거리·풍진) 등 다른 생백신과 동시에 접종하면 안된다.

신씨 사례처럼 백신을 나눠 맞히는 것은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다. 대한소아과학회는 적기(適期)에 여러 백신을 동시에 접종하도록 권장한다. 박현경 한양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제때 맞아야 최상의 접종 효과를 볼 수 있고, 또한 병원 방문 횟수를 줄여야 접종 차수나 시기 등의 착오 가능성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동시 접종은 아기의 스트레스를 높일 수 있다. 장성희 서울의료원 소아청소년과 과장은 "아기가 주사를 맞아 놀라는 횟수를 줄이기 위해 유럽 등지에서는 여러 예방 백신을 한 번에 놓는 콤보백신 개발이 활발하다"고 말했다. 국내에는 최근 디피티 백신과 소아마비 백신을 하나의 주사액에 넣은 콤보백신이 출시돼 있다. 콤보백신의 면역 효과는 개별 예방 백신과 차이가 없다.

한편, 예방접종 시기 등의 정보는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 도우미 사이트(http://nip.cdc.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