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비만전문의 박용우 교수의 뱃살빼기 노하우

이지혜

비만 전문 의사는 과연 어떻게 살을 뺄까.

‘의사가 하는 대로 하지 말고 의사가 시키는 대로 하라’는 말이 있다. 의사도 사람인데 환자에게 충고한 대로 교과서처럼 살아가기가 쉽지 않기는 일반인과 마찬가지다. 비만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는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박용우(42) 교수도 30대 중반을 넘어서자 걷잡을 수 없이 배가 나오기 시작했다. ‘명색’이 비만 클리닉 담당의사인데, 환자를 대하기가 민망했다. ‘모질게’ 결심을 했다. 그래서 전문가답게 12주 만에 체중 12㎏, 허리둘레 4인치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4년이 지난 지금도 그 몸매를 유지하고 있는 박 교수의 뱃살빼기 노하우!

미국 컬럼비아의대 대학원에서 연수 중이던 2001년 3월, 박 교수는 운동 효과에 관한 임상실험 참가자로 등록하면서 본격적인 살빼기에 들어갔다. 당시 몸 사이즈는 170㎝, 74㎏, 34인치. 운동에 관한 임상실험이니 만큼 일주일에 4회 이상, 한 번에 최소 30분 이상 걷기, 조깅, 자전거 타기 같은 유산소운동을 12주 동안 강제로 해야 했다.


▲ 12주 만에 몸무게는 12㎏, 허리 사이즈는 4인치를 줄이는 데 성공한 박용우(왼쪽) 교수. 요즘은 살사댄스에 푹 빠져 있다.
그가 선택한 운동은 트래드밀(러닝머신)에서 30분 걷기. 처음 5분은 보통 속도(시속 5∼6㎞)로 걷다가 빠르게 걷기(시속 7㎞)로 30분을 채웠다. 중간에 가벼운 조깅(시속 8∼9㎞)을 시도하면서 숨이 차면 다시 빠르게 걷는 방법으로 차츰 달리는 시간을 늘려 나갔다. 처음엔 5분 이상 달릴 수 없었지만, 8주 후에는 15분을 계속 뛸 수 있었다. 마지막 5∼10분은 반드시 보통 속도로 걷기로 마무리했다. 운동을 시작하고 나서 바지가 약간 헐거워짐을 느꼈지만 체중계 눈금은 쉽게 내려가지 않았다.

실험 3주째, 평소 좋아하던 술을 끊었다. 이틀 후 거짓말처럼 몸무게가 줄기 시작했다, 68㎏. 신이 난 박교수, 정말 살을 빼야겠다는 의욕이 솟아 본격적인 다이어트도 시작했다. 평소 식사량의 1/2∼2/3 정도만 먹으면서 몸이 보내는 ‘허기’와 ‘포만감’ 신호를 되찾으려 노력했다. 음식이 당기면 정말 배가 고픈 것인지 아니면 단지 음식에 대한 욕구일 뿐인지를 구별하려고 애썼다. 이를 위해 먹은 지 3 시간 이내에 다시 배가 고프면 일단 물이나 녹차를 한두 잔 마셨다. 그래도 배가 고프면 ‘허기’ 신호라 판단, 음식을 먹었다. 배가 고플 때는 참지 않고 먹었지만, 소식을 하면서 위가 줄어 금새 포만감을 느꼈기 때문에 음식 먹는 횟수가 많아져도 섭취하는 칼로리는 오히려 줄었다.

65㎏까지 줄어든 몸무게가 더 이상 꿈쩍하지 않았다. 체중계 눈금이 조금이라도 내려간 날은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지만, 그렇지 않을 땐 우울했다. 이른바 ‘체중강박증’이었다. 목표는 63㎏(20대 초반 체중 58㎏ + 5㎏)으로 잡았지만 더 이상 몸무게에 집착하지 않기로 마음을 편하게 먹고 더 이상 체중을 재지 않았다.

10주가 지나자 허리가 눈에 띄게 줄었다. 바지를 새로 샀다. 허리 사이즈가 3인치나 줄어든 청바지를 샀을 때의 그 뿌듯함이란…!

꾸준히 운동하면서 건강 다이어트를 실천한 결과 12주가 지났을 땐 62㎏, 30인치가 돼 있었다! 몸이 훨씬 가벼워 활동량이 늘어나고, 무엇보다 자신감이 생겨 매사에 적극적으로 변했다. 12주 임상실험이 끝나면서 운동을 계속하려고 노력은 했지만 결국 중단하고 말았다. 하지만 건강 다이어트를 계속 해나가고 일상 생활에서 많이 움직이려고 계속 노력했다. 서울에 돌아와서도 출퇴근은 지하철로, 지하철을 기다리는 동안는 플랫폼 끝에서 끝까지 걷는 등 평소 몸을 움직이는 양을 가능한 많이 하려고 노력했다. 덕분에 지금도 실험이 끝났을 때와 비슷한 체중을 유지하고 있다. 그렇게 박교수, 살·뺐·다!

◆ 박용우 교수가 제안하는 건강 다이어트

- 채소와 과일은 가능한 한 많이

- 포화지방은 적게, 불포화지방은 지금보다 조금 더 많이

- 혈당지수가 낮은 음식으로

- 술은 가급적 피하고

- 필요하다면 영양 보조제를 활용한다


◆ 나의 건강 체중은?

적정 체중은 사람마다 다르다. 골격이 크고 근육량이 상대적으로 많은 사람은 근육이 적고 물렁살이 많은 사람보다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것이 정상이다. 1), 2)는 키를 기준으로 한 값이기 때문에 개개인의 타고난 체질, 체형, 나이 등이 고려되어 있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즉 계산식으로 구한 값은 적정 체중에 대한 참고 지표이지 반드시 자신의 건강 체중은 아닐 수도 있다. 건강 체중은 자신이 원하는 이상 체중이 아니라, 적절한 식이와 규칙적인 운동 등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할 때 자연스럽게 유지되는 체중이다.

1) 키(㎝)에서 100을 뺀 수치에 남자는 0.9, 여자는 0.85를 곱해서 나온 값의 -10%(골격이 작은 경우)∼+10%(골격이 큰 경우)

예를 들어,

예1:키가 170㎝인 남성

(170-100)x0.9=63, 따라서 57㎏(골격이 작은 경우)∼69㎏(골격이 큰 경우)

예2:키가 165㎝인 여성

(165-100)x0.85=55, 따라서 50㎏(골격이 작은 경우)∼60㎏(골격이 큰 경우)

2)남성은 키(m)의 제곱x21(골격이 작은 경우)∼23(골격이 큰 경우)

여성은 키(m)의 제곱x20(골격이 작은 경우)∼22(골격이 큰 경우)

예1:키가 170cm인 남성

(1.7)2x21(골격이 작은 경우)=61

(1.7)2x23(골격이 큰 경우)=66, 따라서 61∼66㎏

예2:키가 165cm인 여성

(1.65)2x20(골격이 작은 경우)=54

(1.65)2x22(골격이 큰 경우)=60, 따라서 54∼60㎏

3)어른이 된 후에 비만이 되었다면, 만 18∼22세 때의 체중에 5㎏을 더한 체중

예를 들어 20세 때 나의 체중이 60㎏이라면 건강체중 범위는 60∼65㎏

( 이지혜 기자 wigrace@chosun.com ( 김승환 기자 wanfoto@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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