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젠바이오, 진단 키트 개발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려운 신장 질환을 초기 단계에서 정확하게 진단해 낼 수 있게 됐다.경북의대 김인산 교수팀과 바이오 벤처기업 리젠바이오텍(대표 배은희)은 신장 세포가 손상을 받았을 때 증가하는 특정 단백질을 이용해 신장 질환 여부를 확인하는 진단 키트 ‘베타인플라’를 개발했다. 이 진단 키트는 지난 9월말 식약청의 허가를 받았으며, 10월 중순 시판될 예정이다.
흔히 신장질환의 진단을 위해 혈뇨나 단백뇨를 체크하는 소변검사가 시행된다. 그러나 피가 소변으로 배출된다고 해서 반드시 신장질환이 있는 것은 아니며, 육류 등 단백질을 많이 섭취하면 일시적으로 소변을 통해 단백질이 과도하게 배출된다. 이 때문에 혈뇨나 단백뇨가 검출되고, 신장질환이 의심되는 경우엔 신장 세포를 떼어내서 검사하는 ‘신장생검’을 받아야 확실한 진단이 가능했다.
김 교수팀은 그러나 신장세포가 손상을 받으면 ‘βig-h3’이란 단백질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를 통해 신장 세포의 손상 정도를 평가하는 키트를 개발함으로써 별도의 신장생검 없이도 신장질환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게 됐다.
김 교수는 “’βig-h3’ 단백질은 신장세포가 손상을 받았을 때 외에는 증가하지 않으므로 병을 진단하는 ‘표지자(마커·marker)’로 사용할 수 있다”며 “경북대병원(248명)과 고려대안산병원(1007명)의 임상시험에서 매우 뛰어난 진단 효과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경희대병원 소아과 조병수 교수는 “혈뇨나 단백뇨가 검출됐다고 모두에게 고통스런 신장생검을 권할 수도 없어 병이 악화된 뒤에야 진단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병의 조기진단 뿐 아니라 당뇨환자, 신부전환자, 신장이식환자 등의 치료 경과를 모니터 하는데도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 임호준 기자 imhojun@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