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2-19
지난 14일은 발렌타인데이였다. 이번 발렌타인데이 시즌에 무엇보다 필자의 눈에 띈 선물은 커플 화장품이었다. '남자 친구의 피부까지 챙겨주는 센스 있는 여자 친구가 되고 싶다면?'이라는 광고 콘셉트에 마음이 끌렸다. 수입산 초콜릿 가격이 국내에서 3배 정도 비싸게 팔린다는 기사를 보니 화장품이 실용성과 센스를 겸비한 선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화장품 브랜드에서 커플 화장품 세트를 내놓았는데, 포장만 통일한 것도 있고 향을 비슷하게 만들거나 성분을 동일하게 한 제품도 있었다. 매장 직원에게 살짝 물어보니 다음 달 '화이트데이'까지 커플 화장품이 인기를 끌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진짜 센스 있는 연인이 되고 싶다면 피부도 '남녀유별(男女有別)'하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남성 피부는 여성 피부보다 두꺼워 콜라겐을 더 많이 갖고 있지만 수분량은 여성의 3분의 1수준이다. 피지 분비량도 여성보다 많아 모공이 크고 지성 피부에 가까워 여드름이 나기 쉬운 환경이다. 반면 여성은 피지 분비가 적어 건성 피부가 많고 모공이 작은 편이다.
이렇게 피부 환경이 다르니 노화 속도, 양상에도 차이가 난다. 여성은 잔주름이 생기기 쉽고, 남성은 한번 주름이 생기면 골이 깊게 파인다. 남성은 면도로 인한 피부 상처와 트러블을 자주 경험하고 맨 얼굴로 활동하는 일이 많아 거친 외부 환경에 피부가 그대로 노출된다. 여성에 비해 음주와 흡연이 잦은 것도 피부에 악영향을 미친다.
이처럼 타고난 피부와 생리 변화, 생활 양태가 다르기 때문에 필자는 남성과 여성이 같은 제품을 쓰는 것을 권하지 않는다. 가장 좋은 것은 각자의 피부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해 알맞은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다. 커플 화장품을 고를 때도 피부 타입을 알고 선택하는 것이 당연히 바람직하다.
남성 화장품을 고를 때 몇 가지만 고려하면 실패가 없다. 피지 분비가 왕성한 남성은 산뜻한 타입을 사용하는 게 좋다. 면도 후 생기기 쉬운 염증을 대비해 살균이나 수렴 성분, 피부 유연 성분 등이 들어있는 제품을 고르는 것도 방법이다.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기 번거롭다면 아침에는 자외선 차단제가 함유된 로션이나 크림을 바르는 것도 좋다.
혹시 연인에게 화장품을 선물할 계획이라면 이 같은 남녀 피부 차이를 감안해 화장품을 골라야 한다. 이번 기회에 남자친구나 남편, 아빠, 오빠 등 사랑하는 사람의 피부 타입을 정확히 파악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기고자 : 아름다운나라피부과 서동혜 원장
건강한 피부를 위한 올바른 화장품 사용 노하우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