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피어(kefir) 섭취가 장내‧구강 미생물 환경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케피어는 약 3000년 전 코카서스 산맥 지역에서 유래한 천연 발효유다. 염소 가죽 주머니에 보관하던 우유가 유산균과 효모에 의해 자연 발효됐고 장기간 보존할 수 있다는 것이 발견되면서 알려졌다. 젖산균, 초산균, 효모가 복합적으로 공존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미생물 군집이 인체 내 마이크로바이옴의 구성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기능성 식품으로 주목받아 왔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UNSW) 의과·보건대학 연구팀은 최근 수행된 인체 대상 연구들을 중심으로 케피어 섭취 전후 장내‧구강 미생물 환경의 변화를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과 관찰 연구 등 다양한 연구 설계를 포함해 건강한 성인부터 대상증후군·염증성 질환 등을 가진 집단까지 여러 대상에서 보고된 결과를 비교했다.
그 결과, 케피어 섭취가 장내‧구강 마이크로바이옴의 구성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내에서는 젖산간균 계열의 상대적 풍부도가 변화하는 경향이 관찰됐고, 일부 연구에서는 장내 미생물 건강 지수 개선과 함께 공복 인슐린, 염증 지표, 혈압 등 임상 지표의 긍정적 변화가 보고됐다. 이러한 효과는 대사증후군이나 특정 질환을 가진 집단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구강 미생물 환경에서는 보다 일관된 결과가 확인됐다. 케피어 섭취는 성인과 아동 모두에서 충치의 주요 원인균으로 알려진 뮤탄스 연쇄상구균의 타액 내 농도를 감소시키는 효과를 보였다. 이는 케피어가 구강 건강 관리에도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케피어에 포함된 유산균·효모가 기존 미생물과 경쟁하면서 생태계의 균형을 재조정하기 때문”이라며 “케피어 속 미생물은 치아 표면에 뮤탄스 연쇄상수균이 강하게 부착하는 것을 방해하고, 산성 환경을 완화해 충치균이 우세해지기 어려운 조건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영양학(Nutrients)’에 지난 11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