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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섬망 증세가 악화한 아동 성폭행범 조두순(73)이 또다시 무단으로 거주지를 이탈했다가 적발된 사실이 확인됐다./사진=연합뉴스
최근 섬망 증세가 악화한 아동 성폭행범 조두순(73)이 또다시 무단으로 거주지를 이탈했다가 적발된 사실이 확인됐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조두순은 지난달 10일 오전 8시께 거주 중인 다가구주택에서 1층 공동출입문까지 내려왔다가, 입구를 지키던 보호관찰관의 제지에 수 분 만에 집으로 돌아갔다. 당시 시간대는 초등학생 등·하교 시간인 오전 7~9시 외출 제한 시간이었다.

조두순은 이미 2023년 12월 ‘오후 9시 이후 야간 외출 금지’ 명령을 위반해 징역 3개월을 복역한 전력이 있으며, 올해 3월부터 6월 초까지 하교 시간에 4차례 외출했다가 보호관찰관에 의해 귀가 조처됐다. 지난 6월에는 재택감독 장치가 파손된 사실까지 확인돼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조두순은 올해 초부터 섬망으로 추정되는 정신 이상 증세를 보였고, 지난달 아내가 집을 떠나면서 증상이 빠르게 악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그는 홀로 거주하며, 보호관찰관이 아침·저녁으로 생필품을 조달해주는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조두순이 최근 외출 제한 시간대에 현관 밖으로 나와 ‘누가 나를 욕한다’ ‘파출소에 신고해야 한다’고 말하며 불안 증세를 보여 보호관찰관·경찰이 제지했다”고 했다. 조두순은 첫 재판 때에도 “리모컨이 엉덩이에 깔렸는데 내가 평소 좋아하던 드라마가 나오더라” “머리에 호박덩어리를 올려놓은 것 같다” 등 앞뒤가 맞지 않는 발언을 반복했다.

안산보호관찰소는 지난 6월 증세 악화를 고려해 법원에 감정유치장을 신청했고, 국립법무병원은 7월 말 “치료 감소가 필요하다”는 감정 의견을 회신한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선고 때 치료 감호 명령 여부도 함께 판단할 예정이다.

섬망은 정신 능력에 장애가 발생해 의식과 인지 기능이 급격히 떨어지는 상태를 말한다. 장소와 시간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사람을 못 알아보는 등 치매와 유사한 증상이 나타난다. 섬망은 노년층에서 흔히 나타나며, 약을 잘못 먹었거나 잠이 부족하거나 급격히 환경이 변해도 생길 수 있다. 치매와 유사한 점이 있지만 구별이 필요하다. 한국치매예방협회에 따르면 치매와 섬망은 부적절한 말과 행동을 하고, 인지 기능의 저하가 나타난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치매와 달리 섬망은 일시적이고 갑자기 발생하고 근본적인 원인이 되는 질환 등을 치료하면 원상태로 회복할 수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

섬망 치료는 원인 질환을 찾아 제거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저 원인이 사라진 후에는 대체로 1주일 안으로 호전된다. 다만 사망률 증가와 관련이 높고, 특히 고령자의 섬망은 장기적인 기능상태 저하와 독립적인 연관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