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질환
노년층 수술 후 환청·헛소리…치매 아니라 '섬망' (譫妄)
박노훈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0/11/24 08:28
◆"노년층 20% 큰 수술 후 환각 느끼거나 사람 못알아봐"
섬망(譫妄)은 일시적으로 인지기능이 떨어져 시간·장소·사람 등을 구별하지 못하거나 헛것을 보거나 환청을 듣는 증상이다. 낮에 자고 밤에 깨는 등 수면 문제를 보이기도 한다. 심뇌혈관계 수술이나 암·관절 수술 등 전신마취를 받은 노년층에게서 갑자기 발생한다.
◆섬망 심해 흥분하면 수술 부위 문제 생길수도
노년층에게 섬망이 나타나면 보호자는 흔히 치매를 의심한다. 그러나 치매와는 원인 증상 등이 다르다. 섬망증상은 일반적으로 치매와 비슷하지만 치매와는 구별된다. 이유라 서울시북부노인병원 정신과장은 "알츠하이머성 치매에 걸리면 뇌에 아밀로이드 등 독성 물질이 쌓이지만, 섬망은 뇌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또 치매는 서서히 진행되는 반면 섬망은 갑자기 나타난다.
섬망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고 예방법도 없다. 이유라 과장은 "수술 시 쓰는 마취약 등으로 중추신경계가 일시적인 문제를 일으켜 주위 환경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으로 짐작할 뿐"이라고 말했다. 문제를 일으킨 중추신경계가 정상적인 주변 상황에 다시 적응하면서 짧게는 몇 시간에서 길게는 몇 주 지나면 저절로 좋아진다. 환각 등의 증상이 심하면 진정제를 써서 흥분을 가라 앉힌다.
임세원 교수는 "섬망 자체가 큰 문제는 아니지만 대수술을 받고 안정해야 하는 노년층이 섬망에 걸려서 흥분하며 몸을 격렬하게 움직이면 환부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노부모가 수술을 받은 뒤 섬망 증상이 나타나면 의료진에게 알려서 정서를 안정시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