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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청소년에게 배로 위험한 까닭
오상훈 기자
입력 2023/04/14 08:00
먼저 청소년의 뇌 손상 정도가 크다. 이화여대 뇌융합과학연구원은 마약성 각성제인 메스암페타민 사용 유무에 따른 뇌 손상 정도를 비교·분석하는 연구를 실행했다. 메스암페타인 복용 경험이 있는 20세 미만 청소년 51명과 복용 경험이 단 한 번도 없는 청소년 60명을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촬영한 뒤 이를 메스암페타민 복용 경험이 있는 성인 54명과 경험이 없는 성인 60명의 MRI 촬영 결과를 비교한 것이다.
그 결과, 메스암페타민을 복용한 적이 있는 청소년과 성인은 그렇지 않은 각각의 비교군보다 기억력과 판단을 담당하는 전전두엽과 측두엽의 대뇌 피질이 얇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뇌피질 뿐만 아니라 대뇌백질 역시 심한 손상을 보였다. 특히 청소년 메스암페타민 복용군은 전전두엽, 두정엽, 쐐기앞소엽 등의 영역에서 대뇌피질 두께가 성인 복용군보다 더 얆았다. 청소년의 뇌가 마약성 각성제 약물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뜻이다.
중독성 역시 청소년에게서 더 크다. 미국 국립약물남용연구소 연구팀이 대마초, 코카인, 필로폰 등 투약 경험이 있는 만 12~17세 청소년들과 18~25세 성인들을 모집한 뒤 물질사용장애(SUD) 정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12~17세 집단이 성인 집단에 비해 점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마초의 경우 금단증상을 보인 비율이 성인 집단에선느 6.4%에 그친 반면 청소년 집단에서는 11%에 이르렀다. 연구팀은 성장 초기 10대들의 뇌는 성인과 비교했을 때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중독성 약물에 의한 피해도 더 크다고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