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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 디스크로 오인 쉬운 강직성 척추염… 젊은 층에서 주로 나타나
동탄시티병원 김기택 명예원장
입력 2022/09/22 14:00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국내 강직성 척추염 진료인원의 수는 2016년 4만 64명에서 2020년 4만8261명으로 4년 사이에 8197명(20.5%)이 증가해 연평균 증가율은 4.8%로 나타났다. 남성은 2016년 2만8489명에서 2020년 3만4891명으로 22.5% 증가, 여성은 2016년 1만1575명에서 2020년 1만3370명으로 15.5% 증가한 것으로 나와 비교적 남성이 크게 높게 나타난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연령대별 진료 인원 구성비의 경우, 전체 진료인원에서 40대가 24.7%로 가장 많았으며, 30대 20.5%, 50대 18.0% 순으로 나타났다.
강직성 척추염은 허리를 움직이거나 구부리는데 사용되는 척추 관절이나 인대에 염증이 생겨나 척추 마디가 뻣뻣하게 굳어지며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이 질환은 엉덩이 천장 관절과 척추 관절에서 주로 나타나는데 이 외에도 허벅지 뒤쪽이나 무릎, 어깨, 앞갈비뼈, 발뒤꿈치 등 여러 관절부위와 눈, 폐, 심장, 신장 등 다른 장기에도 염증이 나타날 수 있는 전신성 염증 질환이다. 그 원인이 정확하게 알려진 바는 없지만 강직성 척추염 환자의 대부분인 90% 이상의 환자에게서 HILA-B27 유전자가 발견되고 있다. 또한 가족력이 있는 경우 비교적 발병률이 10~30%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이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반드시 이 질환이 유발되는 것은 아니며 건강한 사람에게서도 해당 유전자는 발견된다. 이러한 유전적 요인을 비롯하여 세균성 감염, 외상 등 복합적 요인들이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강직성척추염은 주로 10대 후반에 증상 발현이 시작되는 경우가 흔하지만 초기에 발견이 쉽지 않다. 대표적인 증상이 허리와 엉덩이에 나타나는 통증으로 단순히 디스크로 오인하기 쉽다. 그러나 움직일수록 더 아픈 디스크와 달리 자고 일어나거나 휴식을 취한 후에 허리나 엉덩이에 통증과 뻣뻣함이 심하게 나타나며, 활동을 하면 통증이 감소하는 특징이 있다. 그리고 엉덩이가 왼쪽, 오른쪽을 번갈아 가며 아프며 허리와 엉덩이 통증 외에도 팔과 다리, 발, 발꿈치, 앞가슴뼈 등에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점차 통증이 허리에서 상부로 이동하며 척추 전체가 대나무처럼 굳어지는 강직이 동반된다. 질환이 진행될수록 허리가 구부러지고 목도 굽게 되어 고개를 드는 것도 힘들어져 앞으로 보기 힘든 정도가 될 수 있다.
초기에는 증상이 호전되다가 악화되기를 반복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통증 발생 시 이를 간과하고 치료를 받지 않으면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기 쉬우므로 신체가 보내는 신호를 잘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이 미비하다고 방치하게 되면 척추의 강직이 서서히 진행되어 유연성이 떨어지고 포도막염이나 폐, 심장, 신경계, 장 등에도 합병증이 유발될 수 있어 조기 진단을 통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강직성척추염은 전신성 염증질환으로 진행된 후에는 완치되기는 힘들어 조기에 빠른 치료를 통해 증상을 완화하고 지연시켜 척추나 관절의 변형을 최소화하여 생활하는데 무리 없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초기에는 약물치료와 운동요법, 물리치료, 도수치료 등의 보존적인 방법을 통해 강직과 통증을 완화하여 변형을 예방하고 증상을 완화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척추나 관절의 변형이 심하게 진행되어 일상생활의 큰 불편함이 있는 경우 굽은 등을 펴주는 척추교정술과 같은 수술적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