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맹증인줄 알았는데 실명 징조?… 잘 모르는 '이 질환'

신은진 헬스조선 기자

▲ 다른 증상 없이 야맹증이 심하다면 유전성 망막 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클립아트코리아


초기엔 야맹증으로 의심되다가 결국엔 실명으로 이어지는 질환이 있다. 바로 ‘유전성 망막 질환’이란 희귀질환이다. 유전성 망막 질환은 점차 시력 손실 증상이 나타나고 결국엔 실명하게 되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2020년 기준 국내엔 9672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월 23일 '희귀질환 극복의 날'을 맞아 유전성 망막 질환에 대해 알아보자.

◇실명까지 일으키는 '유전성 망막 질환'
유전성 망막 질환은 시력에 가장 중요한 기관 중 하나인 망막에 유전자 돌연변이가 생기는 질환이다. 망막색소변성증과 레베르 선천성 흑암시 등이 대표적인 유전성 망막 질환에 속한다.

유전성 망막 질환이 있으면, 시각 회로에 필수적인 효소를 만들어내는 특정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나타나 망막세포가 파괴되고, 점차 시야가 좁아지다가 실명한다.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 유전자는 270개 이상으로 매우 많고, 종류가 다양하다. 그 때문에 증상과 발병 나이는 다양하지만, 환자의 절반 이상은 청소년기에 실명한다고 알려졌다. 유전성 질환이다보니 가족 중 형제자매 등 여러 명의 실명 환자가 한 번에 발생하는 비극적인 사례가 보고되기도 한다.

◇진단조차 받기 어려워… 진단까지 5~7년
유전성 망막 질환 환자들은 진단에서부터 큰 어려움을 겪는다. 질환이 희귀한 탓에 정보도 부족하고 의료진의 진단과 치료 경험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유전성 망막 질환으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이루어지기까지 5~7년이 걸리고 최대 8명의 의료진을 만나 2~3번의 오진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때문에 치료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실명하는 경우가 많다. 유전성 망막 질환은 하루 아침에 실명하는 질환이 아니라 서서히 시력이 사라지는 질환이라, 적절할 치료를 하면 실명 속도를 늦출 수 있으나 진단조차 받지 못한 채 실명하는 환자가 적지 않다.

◇다른 질환 없는데 야맹증 심하다면 의심 필요
유전성 망막 질환은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현재 상황에선 조금이라도 유전성 망막 질환이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나면, 정밀 검사를 받아 질환 여부를 확인하는 게 가장 좋은 예방법이다. 유전성 망막 질환을 의심할 수 있는 주요 증상으로는 야맹증이 있다.

한양대병원 안과 안성준 교수는 "다른 안과질환이 없는데도 해가 진 후 저녁에는 외출 자체가 불가능하고, 실내에선 조금만 어두워도 사람과 사물을 구분하지 못해 부딪치는 일이 많다면, 한번쯤 유전성 망막 질환을 의심하고 정밀 검사를 받아보길 권한다"고 했다. 실제 유전성 망막 질환자들은 실명 이전에 빛을 감지하는 능력을 서서히 상실하면서 일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시력 문제를 겪는다.

안성준 교수는 "시간이 지나면 시야가 서서히 더 좁아져 터널에 있는 것처럼 바깥 시야가 어두워지면서 볼 수 있는 시야가 점차 좁아지는 것도 유전성 망막 질환 주요 증상 중 하나이므로, 이러한 증상이 있다면 정확한 검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증상이 없더라도 가족 중 유전성 망막 질환자가 있다면 검사를 받아 실명을 늦출 수 있는 적절한 치료를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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