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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뭇한 겨드랑이·팔꿈치, '이 병' 신호?
이슬비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1/08/12 08:30
목이나 겨드랑이 등이 유독 거뭇한 사람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주변에서 이런 사람을 본다면 당장 병원에 데려가자. 2형 당뇨병 진행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목, 겨드랑이, 무릎, 팔꿈치, 사타구니 등 몸의 굴곡진 곳 피부가 거칠어지면서 불규칙한 갈색 주름이 생기는 질환을 ‘흑색 극세포증’이라고 한다. 대개 비만할수록, 인슐린 저항성이 높을수록 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슐린의 혈중 수치가 높아지면 피부의 각질형성세포와 진피의 섬유아세포 등과 잘못 결합하게 되는데, 이때 각질과 피부에 색소 침착을 일으키는 피부 세포가 지나치게 증식하면서 흑색 극세포증이 나타나게 된다. 인슐린 저항성이 높으면 혈당 수치를 낮추는 인슐린 호르몬 기능이 떨어져 제2형 당뇨병 위험이 커진다. 또한, 같은 당뇨병이나 비만이라 해도 인슐린 저항성이 심한 사람일수록 흑색 극세포증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
동아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유재호 교수 연구팀이 비만 합병증을 동반해 병원을 찾은 9~13세 어린이 49명을 조사한 결과 흑색 극세포증이 나타난 비만 아이들의 공복 혈당 수치와 인슐린 저항성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훨씬 높았다. 고지혈증, 고혈압, 비알코올성지방간염, 공복혈당 장애, 내당능장애, 인슐린 저항성 등 6가지 비만 합병증 중 해당 증상을 많이 보일수록 흑색극세포증이 발견될 확률도 높았는데 4~6개의 증상을 보인 어린이는 무려 93.3%가 흑색 극세포증을 보였다. 1개만 보여도 47%가 흑색 극세포증을 보였다.
흑색 극세포증을 치료하려면 약물이나 레이저 요법을 받을 필요는 없다. 비만과 당뇨병 등 합병증만 치료되면 자연적으로 사라지기 때문이다. 다만, 방치하면 목과 겨드랑이에 나타난 증상이 다른 부위로 확산하거나 색도 더 진해질 수 있다. 피부가 갈라져 염증이 생길 수도 있다. 따라서 흑색 극세포증이 나타나면 빨리 원인 요소를 찾아 치료해야 한다.
한편, 비만 없이 흑색 극세포증이 나타난다면 악성 종양이 동반됐을 수 있다. 악성 흑색 극세포증은 암과 연관이 있는데 40세 이상 중년층에 가장 흔하다. 손발톱이 잘 부서지거나 머리카락이 빠지는 등의 특징을 보인다. 악성 흑색 극세포증과 동반되는 암에는 ‘위암’이 가장 많다. 비만 없이 흑색 극세포증이 심하게 보인다면 위암 확인을 위한 위내시경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