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

여름에 심해지는 겨드랑이 냄새, 악취 유발하는 땀샘 많은 탓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메디컬 Why] 다한증·액취증 왜 생길까

생활 불편 여부로 질병 진단
여름에 환자 수 5~6배 늘어
고칼로리 식품 줄이면 완화

평소에 필요 이상으로 땀을 많이 흘리거나, 코를 쏘는 시큼한 땀 냄새가 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러한 증상은 각각 다한증(多汗症), 액취증(腋臭症)이라고 불린다. 중앙대병원 피부과 김범준 교수는 "사회 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다한증·액취증이 심해 병원을 찾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특히 여름에는 환자 수가 5~6배로 늘어난다"고 말했다. 다한증과 액취증은왜 생기는 것일까?

◇모두 유전력 강하게 작용

땀은 보통 몸의 온도가 37도 이상으로 올라갈 때, 체온 조절을 위해 몸 밖으로 배출된다. 땀이 증발하며피부의 열을 빼앗아 체온을 낮추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한증 환자는 체온 조절에 필요한 양 이상으로 땀을 배출한다. 고대구로병원 피부과 전지현 교수는 "다한증을 진단하는 의학적 기준은 따로 없다"며 "다만 환자가 땀을 너무 많이 흘려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때 다한증으로 진단하고, 치료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다한증이 생기는 이유에 대해, 김범준 교수는 "체질적으로 땀을 분비하는 신경이 과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라며 "유전적인 요소가 크게 작용해, 가족력이 있으면 다한증이 2~6배 더 잘생긴다"고 말했다.

땀에서 시큼한 냄새가 심하게 나는 액취증 역시 구체적인 진단 기준은 따로 없다. 환자가 땀 냄새가 염려스러워 일상생활이 어려울 때 병으로 진단한다. 액취증은 악취가 나는 땀을 만드는 특정 땀샘이 다른 사람에 비해 많거나 활성화 돼 생긴다. 역시 유전력이 강해 부모 중 한 명만 액취증이 있어도 자녀에게 액취증이 생길 확률이 50%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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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그래픽=김충민 기자
◇유발하는 땀샘 각각달라

다한증과 액취증은 서로 다른 땀샘에서 유발된다. 다한증은 에크린샘, 액취증은 아포크린샘〈그래픽〉과 관련돼 있다. 에크린샘은 피부 표피로 이어져 땀을 피부밖으로 바로 내보내는 땀샘으로, 여기서 땀이 과도하게 많이 분비되는 것이 다한증이다. 에크린샘에서 나오는 땀은 무균 무취이다. 반면, 아포크린샘에서 나온 땀은 털이 자라는 모낭으로 흘러들어간다. 이 땀은 원래 약간의 지방 성분이 있는데, 모낭과 연결된 피지선에서 나온 지방 성분까지 더해져 끈적하게 변한다. 지방 성분을 양분으로 먹고 사는 박테리아는 아포크린샘에서 나온 땀을 분해해 '암모니아'라는 물질을 만들고, 이 물질이 악취를 유발하며 액취증이 생긴다.

◇고(高)칼로리 식품 줄여야

다한증을 완화하려면 고칼로리 식품의 섭취를 줄이는 게 좋다. 김범준 교수는 "여름에 몸 보신을 위해 설렁탕·닭백숙 등을 먹는 사람이 많은데, 이러한 고칼로리 음식은 땀샘 분비를 촉진하는 호르몬 분비량을 늘린다"고 말했다. 액취증은 생활이나 식습관 변화로 완화되기 어렵다.

다한증과 액취증을 보다 효과적으로 완화하려면 약을 쓰거나 시술을 받으면 된다. 다한증은 땀샘을 젤로 된 막으로 막아주는 약(염화알루미늄 제제 등)을, 액취증은 냄새를 제거해주는 데오드란트를 쓰는 것이 도움이 된다. 영구적인 효과를 보려면, 전자기파로 땀샘을 태워 없애는 시술을 할 수 있고, 이는 다한증과 액취증 완화에 모두 효과적이다. 피부를 절개해 땀샘을 직접 제거하거나, 교감신경을 차단하는 등의 수술은 다른 부위에 땀이 더 나게 하는 부작용이 크므로, 약이나 시술로 해결이 안 될 때 시도하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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