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암
초기 자궁내막암, 약물치료 오래 해도 '가임력' 보존 가능
전혜영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1/06/10 10:21
젊은 초기 자궁내막암 환자들은 가임력을 보존하기 위해 자궁을 적출하지 않고 약물치료를 먼저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약물치료를 오래 해도 안전하게 임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김대연·박정열·이신화 교수팀은 1년 동안 프로게스틴 성분의 약물로 자궁 보존 치료를 받았지만 암이 남아 있던 51명의 초기 자궁내막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평균 약 5개월 동안 약물치료를 추가로 실시했다.
그 결과, 70%가 넘는 환자가 임신이 가능할 정도로 암이 완전히 없어졌다. 수술 대신 약물치료를 지속하는 동안 암이 진행된 환자는 단 한 명밖에 없었는데, 주기적인 검사를 통해 발견돼 안전하게 자궁 적출 수술을 받았다.
또한 추가 약물치료로 암이 없어져 실제로 임신을 시도했던 23명의 환자 중에서 9명이 임신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암이 완전히 없어진 37명 중 12명에서 암이 재발했는데, 그 중 8명은 약물치료를 더 지속했더니 다시 암이 없어졌다.
여성의 황체 호르몬을 조절하는 약물인 '프로게스틴' 성분 약물은 배란을 억제해 경구 피임약으로 사용돼 왔는데, 자궁내막 조직을 안정시켜 암세포를 억제하는 역할도 해 자궁 보존을 원하는 초기 자궁내막암 환자들에게 사용돼 왔다.
기존에는 1년 이상 프로게스틴 성분 약물로 치료를 해도 암이 사라지지 않으면 치료 효과를 보기 힘들고, 암이 더 진행될 가능성이 있어 장기간 치료는 위험하다고 알려져 왔다. 그러나 젊은 자궁내막암 환자들이 증가하면서 최대한 자궁을 보존하길 원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책임 연구자인 김대연 교수는 “다행히 초기에 발견된 자궁내막암은 수술 없이 프로게스틴 성분 약물로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효과가 없거나 재발 위험도 있기 때문에 전문의와 꾸준히 면밀하게 상담하며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부인종양학회지(Gynecologic Oncology)’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