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증, 조현병 약… 살찌우는 '원인' 밝혀져

전혜영 헬스조선 기자

▲ 비정형 항정신성 약물에 의한 식욕 증가 및 비만의 기전./사진=카이스트 제공


일부 항정신병 약물로 인해 발생하는 비만의 원인이 밝혀졌다. 이를 통해 향후 '비정형 항정신병 약물'을 처방받는 환자들에게 비만을 예방하는 전략을 수립하며, 약물 순응도를 높이면서 질병 치료에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비정형 항정신병 약물이란 중추신경계의 도파민 수용체 및 세로토닌 수용체에 결합해 뇌 신경 전달물질의 작용을 차단하는 약제로, 주로 조현병이나 자폐스펙트럼장애 등 치료에 사용된다. 약리작용이 한 가지에 국한되지 않았다는 뜻으로 비정형 항정신병 약물이라 부른다. '리스페리돈' '올라나핀' 등 비교적 최근에 개발된 약물로 다른 약물과 비교해 운동계 부작용이 적지만 부작용으로 식욕과 체중 증가를 유발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었다.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유은선 석박사통합과정 학생(생명과학과 손종우 교수팀)과 미국 텍사스 주립대 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 첸 리우 교수 공동 연구팀은 리스페리돈을 생쥐에게 먹임으로써 식욕 증가와 비만을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 모델을 통해 리스페리돈이 우리 몸의 항상성을 조절하는 뇌 부위인 시상하부에서 식욕을 억제하는 중요한 신경 전달물질 중 하나인 '멜라노코르틴'에 대한 반응성을 감소시켜 비만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연구팀은 조현병 모델 생쥐에서 리스페리돈과 함께 멜라노코르틴 반응성 신경 세포 활성도를 높여 작용하는 식욕 억제제인 '세트멜라노티드'를 투약하면 리스페리돈의 항정신병 효과를 보존하면서도 비만을 예방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세트멜라노티드(임시브리)는 작년 11월 미국 FDA의 승인을 받고 현재 몇 가지 유전적 요인에 의한 비만 치료에 이용되고 있는 약물이다.

손종우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비정형 항정신성 약물을 이용한 신경정신질환 치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리스페리돈이 시상하부 멜라노코르틴 반응성을 저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나, 이 현상이 다른 비정형 항정신병 약물에도 적용되는지 아직 밝혀지지 않아 이 부분에 관한 연구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실험의학저널 (Journal of Experimental Medicine)'에 최근 게재됐으며,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통해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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