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속 쓰릴 때 먹는 제산제, '독'이 될 때
신은진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1/05/16 18:00
속쓰림이 생기면 습관적으로 제산제를 찾는다. 제산제는 주로 위산 과다로 속 쓰림 증상이 있는 환자에게 사용되는 약으로, 일반의약품으로 판매될 만큼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효과적으로 속쓰림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제산제는 특정 성분의 약을 만나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제산제와 함께 복용하면 안 되는 의약품 조합을 알아보자.
◇제산제, 항생제 효과 방해
제산제는 약국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약이지만, 함께 복용해서는 안 되는 약이 많다. 특히 항생제는 제산제와 동시 복용을 반드시 피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제산제는 항생제의 흡수를 저해해 효과를 감소시킬 수 있어 함께 복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제산제의 알루미늄, 칼슘 등의 성분이 테트라사이클린, 시프로플록사신 등 항생제 성분의 흡수를 저해하기 때문이다. 식약처는 "제산제는 다른 물질을 흡착하거나 소화관 내 체액의 산도를 변화시키는 성질이 있어 함께 복용하는 약물의 흡수, 배설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 디기탈리스와 같은 강심제, 아스피린(해열, 진통, 소염제), 비사코딜(완하제), 이소니아짓(항결핵제), 퀴니딘(부정맥용제)도 제산제와 함께 복용하면 효과가 감소할 수 있어 동시에 복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불가피하게 항생제와 제산제를 모두 복용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최소 2시간 이상 간격을 두고 복용하는 게 좋다.
◇제산제, 설사·변비 발생 위험도
제산제는 속 쓰림을 완화하지만, 설사나 변비 등의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마그네슘제제 제산제는 설사를, 알루미늄제제 제산제는 변비를 일으킬 수 있다. 탄산수소나트륨제제는 전신적인 알칼리혈증을 일으킬 수 있으며, 탄산칼슘제제를 복용하다 중단하면 반동성 산분비가 발생할 수 있다.
식약처는 "일반의약품으로 판매되는 제산제의 경우 의사∙약사의 지시 없이 지속적으로 복용하면 의존성을 키울 수 있으므로, 속 쓰림 또는 소화불량이 계속되는 경우 복용을 중단하고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