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
제산제 먹으면 술 안 취한다던데‥ 정말일까?
김은총 헬스조선 인턴기자
입력 2013/12/13 18:23
연말에는 잦은 술자리 모임으로 제산제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 제산제는 속쓰림 증상에 먹는 간단한 치료제로 주로 불규칙한 식사, 자극적인 음식섭취, 잦은 음주로 인한 위산과다분비에 복용하면 좋다. 산성인 위산을 알칼리 성분으로 중화시켜 증상을 완화해주기 때문이다. 제산제에 대한 궁금증들을 풀어보자.
◆속쓰릴 때는 무조건 제산제를 복용한다?
흔히 속쓰림이 생기면 위산과다를 생각하지만, 위산이 부족해도 같은 증상이 생긴다. 위산부족은 위산과다와 마찬가지로 속쓰림을 일으키기 때문에 헷갈리기 쉽다. 위산과다가 주로 공복에 속이 쓰리고 음식물이 들어가면 나아지지만, 위산부족은 음식을 먹은 뒤에도 속이 쓰리고 소화불량을 동반한다. 이렇게 위산부족일 때 제산제를 먹으면 오히려 산을 중화시켜 소화가 지연될 수 있다. 이 밖에도 속쓰림은 역류성 식도질환, 위궤양, 십이지장 궤양, 만성위염, 위암 등 다양한 원인이 있다.
◆술을 마시기 전에 제산제를 복용하면 덜 취한다?
술자리 전에 제산제를 복용하고 술을 마시면 덜 취한다는 속설이 있다. 전문가는 "술은 위보다는 대부분 소장에서 흡수되므로 제산제로 인한 '알코올방어효과'는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제산제로 인해 위 점막이 보호될 수는 있지만, 술이 덜 취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제산제만 믿고 술을 마시다가는 다음날 더 큰 속쓰림을 경험할 수도 있다. 제산제보다는 단백질이나 탄수화물, 지방 등이 많이 함유된 안주를 섭취하면 알코올 흡수를 지연시킬 수 있다.
◆제산제는 우유와 함께 먹으면 안 된다?
제산제를 다량의 우유, 칼슘제와 함께 복용할 경우 혈중 칼슘 농도가 증가하여 탈수증 또는 구토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알루미늄이 들어 있는 제산제는 변비가 생길 수 있고, 마그네슘이 든 제산제는 설사를 일으키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설사를 하는 신장장애 환자나 투석을 하는 만성신부전 환자는 주의해야 한다.
◆제산제는 장기간 복용해도 무방하다?
제산제는 이미 분비된 위산을 중화시켜 증상을 완화시키지만, 위산 분비 자체를 차단하지는 못한다. 이 때문에 제산제를 장기간 복용하면 오히려 '산 반동'이 나타날 수 있다. '산 반동'은 위산 중화를 위해 복용한 제산제가 반대로 위산 분비를 촉진하는 것이다. 우리 몸이 제산제로 인해 중화된 위산을 위산부족이라 오해하고 다시 위산분비를 촉진시켜 생기는 현상이다.
일반적으로 제산제는 단기간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만약 제산제를 2주 정도 복용해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으면 즉시 복용을 중단하고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