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오드를 갑상선 질환 약으로? 굉장히 위험해" [헬스조선 명의]

이슬비 헬스조선 기자

‘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갑상선 질환 명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이은직 교수

▲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이은직 교수/사진=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갑상선은 우리 몸의 중추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중요하다. 갑상선 호르몬이 몸속 모든 기관의 기능을 적절하게 유지하는 데 관여하기 때문이다. 덜 먹고 많이 움직였는데도 살이 잘 안 빠지거나, 시원한 곳에서도 땀이 뻘뻘 나고 조금만 움직여도 살이 쭉 빠진다면 두 경우 모두 갑상선 기능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많은 갑상선 질환 환자가 체질이라고 여길 뿐 질환이라 생각하지 못해, 건강검진을 받고 나서야 치료받는다. 갑상선 기능 질환은 가만히 뒀을 때 낫는 경우도 있지만 악화하면 갑상선 안구병증으로 실명할 수도 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이은직 교수에게 갑상선 질환을 치료받아야 하는 순간이 언제인지, 예방은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들어봤다.

Q. 갑상선 기능 질환으로 어떤 게 있는가?
기능적인 면에서는 항진증과 저하증으로 나눌 수 있는데, 만성 갑상선 기능 질환으로는 항진을 유발하는 그레이브스병, 저하증을 유발하는 하시모토 갑상선염이 대표적이다. 만성 갑상선 염인 하시모토 갑상선염은 갑상선을 지속해서 망가트린다.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갑상선 기능 질환으로는 일과성 갑상선염과 아급성 갑상선염이 있다. 일과성 갑상선염은 일시적인 항진 증상을 보이다 낫는다. 아급성 감상선염은 갑상선 급성 질환의 감기라고 볼 수 있는데, 열이 나며 목에 통증이 심하다. 만지면 갑상선이 딱딱하다. 통증도 심하다. 조직 검사를 해보면 다핵구가 검출될 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통증은 처방약을 먹으면 바로 사라지고, 질환은 보통 2~3개월 정도 지속된다. 대부분의 갑상선 질환은 갑상선을 일부 혹은 지속해서 망가뜨리는데, 이런 일과성 갑상선염이나 아급성 갑상선염은 갑상선의 일부만 망가뜨린다. 그래서 보통 완치되면 저하증 등 만성 갑상선 질환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Q. 이런 기능 질환이 생기는 원인은 무엇인가?
일과성 갑상선염의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진 게 없다. 아급성 갑상선염도 분명하게 드러난 것은 아니지만 바이러스성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두 질환 모두 흔하지 않다.

중점적으로 봐야 하는 건 항진증이 생기는 그레이브스병과 저하증을 유발하는 하시모토 갑상선염이다. 둘 다 자기 몸에 대해 스스로 면역 반응이 일어나서 나타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일반적으로 자가면역질환은 해당하는 기관을 망가뜨린다. 하시모토 갑상선염이 그렇다. 면역 반응으로 갑상선이 망가지면서 호르몬을 제대로 분비하지 못해 저하증이 온다. 반면, 그레이브스병은 자가면역질환 중 유일하게 기능 항진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갑상선을 자극하는 항체가 형성되는 것. 그 항체가 형성되는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갑상선 질환 대부분은 가족력이 있다.

우리나라에는 그레이브스병보다 하시모토 갑상선염 환자가 적게는 2배 많게는 5배 더 많다. 저하증과 항진증 모두 여성에게 많이 나타난다.

Q. 가족력이 있으면 항진증은 항진증, 저하증은 저하증으로 발현되는가?
아니다. 엄마가 항진증이어도, 딸은 저하증이 나타나는 등 반대로 일어날 수 있다. 자신을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이기 때문에, 다른 자가면역질환도 유발할 수 있다. 심지어 드물게 다른 기관에 자가면역질환을 유발해 홍반성낭창, 염증이 관절에 나타나는 류마티스 관절염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이은직 교수/사진=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Q. 갑상선 항진증과 저하증의 증상은?
우리 몸을 공장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갑상선 호르몬은 우리 몸이란 공장의 기계를 돌리는 호르몬이다. 호르몬이 모자라면 천천히 돌아간다. 기계가 천천히 돌아가는 것이다. 피곤하고, 기운이 없고, 축 처진다. 대사가 잘 안 되니까 물질도 잘 쌓인다. 몸도 붓는다. 이게 저하증이다. 항진증은 반대다. 기계가 빠르게 돌아가니 심장도 빨리 뛰고, 살도 잘 빠지고, 땀도 많이 난다. 심해지면 눈이 튀어나오는 안구 병증이 생기는데, 악화되면 실명 위험도 있다. 두 질환 모두 갑상선이 커질 수 있다.

Q. 못 알아채는 경우도 많다던데?
질환이 뚜렷하지 않으면 알아채기 힘들다. 질환의 증상이 심하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고, 순수한 그레이브스병이 아닌 하시모토 갑상선염을 동반해서 그럴 수도 있다. 혈액검사로 진단할 수 있다. 요즘은 건강검진 항목에 포함된 경우가 많아서 종종 진단이 된다.

Q. 갑상선 기능 질환은 특히 20~40대 여성에게 흔한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확실히 여성에게 유발률이 높은 질환이다. 여성 호르몬 때문으로 추측되고, 구체적인 이유는 연구가 더 필요하다. 가족력도 고려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다.

여성과 남성의 면역 반응에 차이가 있다. 여성의 기관에 자가면역질환이 더 잘 생기는 특이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예로 여성이 자신의 신체 일부가 아닌 아기를 몸 안에서 거부반응 없이 품기 위해 면역반응이 떨어진다.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이때 여성 호르몬이 역할을 한다고 보고 있다. 출산하고 나면 면역 반응이 다시 회복된다. 실제로 하시모토 갑상선염이 있던 사람이 출산하면 산후 갑상선염이 생긴다. 임신중 억제된 면역력이 회복되면서 갑상선염이 발생하는 것이 산후 갑상선염이다. 그레이브스병을 가지고 있던 경우에는 임신중에 좋아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면역력이 감소해 자가면역 항체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Q. 산후 갑상선염에 대해 더 자세히 설명해주신다면?
산후 갑상선염은 출산 후 생기는 갑상선 질환이다. 혈중 갑상선 호르몬 수치가 출산 후 약 3개월까지 올라가 갑상선 항진증을 보이다가, 약 6개월부턴 저하증이 온다. 그러다 1년쯤 되면 저절로 회복된다. 저하증이 심하게 나타나면 갑상선 호르몬제를 먹어야 한다. 보충을 안 해도 회복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 시기에 맞물려 먹은 식품이, 출산 후 부은 몸이 나았다는 속설의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이은직 교수/사진=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Q. 출산하지 않았는데도 항진증과 저하증이 교차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던데, 이유가 있다면?
항진증에서 1/4은 저하증으로 간다. 항진증이 있는 환자들을 피 검사해보면 어떤 환자는 그레이브스병 항체도 높고, 하시모토 갑상선염 항체도 높은 경우가 있다. 두 병이 섞여 있는 것. 항진증이 우세하게 표현되기 때문에 항진증으로 나타나지만, 이 경우 치료를 하면 언젠가는 저하증으로 간다.

또 저하증을 유발하는 하시모토 갑상선염 자체는 시작 시에 항진으로 병원에 온다. 염증으로 갑상선이 망가지면 호르몬이 피로 간다. 혈액 검사를 했을 때 갑상선 호르몬이 높게 나올 수밖에 없다. 염증이 멈추면 올라간 호르몬 수치는 개선된다. 이때 갑상선은 망가졌으니까 호르몬 수치가 내려가고 저하증으로 나타난다. 하시모토 갑상선염이 있는 사람은 초기 2~3개월은 항진증이 나타나는 것. 이때 항진 증세가 있다고 갑상선 호르몬 만드는 걸 억제하는 약제(항갑상선제)를 사용하면 더 빠르게 저하증이 나타나기에 주의해야 한다.

Q. 모른 채 방치해도 괜찮은가?
혈액 검사를 했을 때 호르몬 이상은 보이지만, 뚜렷하게 갑상선이 커진다거나 안구가 튀어나오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때 불현성 갑상선 항진증, 불현성 갑상선 저하증이라고 한다. 이 경우 50%이상 병원에 안 온다. 그냥 모른 채 뒀다가 저절로 나아서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이 경우에는 병원에 안 가도 된다. 특히 불현성 항진증이 스스로 낫는 사람이 많다.

순수 그레이브스병인 경우 20~30%는 안구 병증 등 심각한 증세가 나타난다. 항진증으로 안구 병증이 보인다면 전문 진료를 받아야 한다. 안구 병증을 방치하면 실명할 수도 있다. 눈꺼풀이 잘 안 닫혀 각막염 등이 생길 수 있다. 안구 뒤 근육에 갑상선 자극 항체가 공격해 염증이 생기면서 근육이 커지고, 지방전구세포를 분화시켜 지방이 쌓이면서 눈이 앞으로 튀어나오게 된다. 압력과 염증으로 시신경이 죽으면 실명된다. 안구병증이 심한 사람은 이미 수년간 치료 받은 사람들이 많고 아직까지 좋은 치료방법 및 치료제가 없다. 최근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저하증은 갑상선에서 갑상선 호르몬을 못 만드는 거니까 보충만 하면 된다. 예전에는 아예 병원을 안 가 심장이 두꺼워지는 등으로 사망하기도 했는데, 요새는 매년 건강검진을 받아 그럴 가능성이 많이 줄었다.

Q. 두 질환은 어떤 치료과정을 가지는가?
그레이브스병으로 항진이 심해 갑상선이 매우 크다면 약으로는 완치할 가능성이 거의 없고 10년 정도 약을 먹는 사람들이 꽤 있다. 갑상선을 제거하는 수술을 하든가, 방사선 요오드 치료로 갑상선을 망가트려 저하증을 유발한 뒤 호르몬을 투여한다. 이전에는 갑상선 수술을 할 때 15% 정도를 남겼는데, 요새는 100% 떼어낸다. 남은 15%가 안구 병증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방사선 요오드 치료로 안구병증이 악화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저하증은 갑상선 호르몬 약을 먹으면 된다. 공복에 먹어야 한다.

Q. 항진증을 치료하는 약은 어떤 게 있는가?
항진증 치료하는 약제로는 PTU 계열, 메티마졸 계열 약제가 있다. 메티마졸 약제의 약효가 더 세다. 미국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임신 전반기에는 메티마졸 계열을 쓰면 안 된다. 후반기에는 사용 가능하다. PTU 계열은 전, 후반기 걸쳐서 사용했는데, 최근 후반기에 사용하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다. 가끔 간독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나라마다 차이가 있는데 일본에서는 임신 중 메티마졸 계열은 사용을 하지 않고 있다.

Q. 갑상선 질환은 완치가 되는가?
한 번에 치료가 되는 걸 완치라고 하면 안 된다. 약을 먹어서 평균 수명을 다 살면 그것도 완치다. 갑상선 호르몬 저하증은 갑상선 호르몬을 보충하면 완치인 셈이다. 갑상선 호르몬 항진증은 갑상선이 커지지 않고, 눈이 나오지 않았다면 쉽게 치료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안구가 돌출되기 시작하면 몇 년은 치료해야 한다. 목도 커졌다면 10년은 간다고 봐야 한다. 정 안되면 수술로 갑상선을 제거하고, 갑상선 저하증약을 먹게 한다.

▲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이은직 교수/사진=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Q. 갑상선 질환 하면 요오드 얘기를 안 할 수 없는데, 예방하기 위해 먹어야 하는가?
아니다. 요오드가 갑상선 호르몬의 원료이다 보니 약으로 챙겨 먹는 사람들이 많다. 잘못하면 굉장히 위험하다. 우리 몸에서 하루 요오드 요구량이 150㎍이다. 건강한 성인(18~30세)이 신체에서 하루에 처리할 수 있는 요오드양은 1000㎍이다. 그런데 시중 팔고 있는 요오드 영양제를 보면 한 정에 3000㎍까지 담고 있는 것도 있다.

과하게 요오드를 먹으면 오히려 저하증이 온다. 나중에는 항진증이 올 수 있다. 자가면역 질환이 숨어있는 사람은 자가면역 갑상선 질환까지 유발될 수 있다. 이렇게 발생한 항진증은 약으로 낫기 힘들다.

우리는 일상에서 요오드를 따로 챙겨 먹지 않아도 식품으로 충분하게 섭취하고 있다. 요오드가 많이 들어 있는 음식으로는 대표적으로 미역, 김 다시마가 있다. 상대적으로 김은 많이 들어 있지 않아서 적당히 먹으면 된다. 미역국도 한 달에 1~2번은 괜찮다. 산후조리 때 미역국 많이 먹는 것 오히려 산후 갑상선염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문제는 다시마다. 미역이나 김보다 50배나 더 많은 요오드가 들었다. 다시마 환이 변비에 좋다고 많이 파는데, 변비는 좋아져도 저하증이 올 수 있다. 다시마도 가끔 부각 등으로 먹는 건 괜찮다.

Q. 갑상선 호르몬 항진증 환자는 요오드 들어 있는 식품을 피해야 하나?
갑상선 호르몬 항진증 환자가 치료제인 항갑상선제를 먹는다면 식품의 요오드는 신경 쓰지 않고 먹어도 된다. 항갑상선제가 식품의 요오드를 포함해 요오드가 갑상선호르몬으로 가는 걸 막는다.

Q. 갑상선 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갑상선 호르몬을 만들 때 요오드를 붙이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효소가 활성 산소를 만든다. 효소 자체가 작용하면서 활성 산소를 만들기 때문에 갑상선염이 쉽게 생기는 것.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 항산화 효과가 있는 음식이 도움이 된다. 특히 셀레늄이 갑상선에 특이적으로 항산화 효과를 줄 수 있다. 셀레늄은 영양제로 100~200㎍ 섭취하면 된다. 파프리카, 아로니아, 블루베리 등 색소 채소를 먹는 것도 좋다. 갑상선 질환 가족력이 있다면 평소 셀레늄이나 비타민 등을 보충하는 게 갑상선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안구병증에 유일하게 효능이 있다고 알려진 물질이 셀레늄이기에 항진증 치료 환자에게 안구병증 예방을 위해서라도 적극 권장하고 있다.

Q. 갑상선 질환을 앓고 있는 혹은 걸릴까 걱정되는 사람에게 마지막 한마디 한다면?
즐겁게 살자. 가장 중요한 건 행복한 삶이다. 진짜로. 면역을 너무 활성화하지도 말고, 너무 억제하지도 않으려면 즐겁고 행복해야 한다.

▲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이은직 교수/사진=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이은직 교수

연세의대를 졸업하고, 미국 노스웨스턴 의대 내분비내과 교수를 1995년부터 2006년까지 역임했다. 현재 연세의대 내분비내과 교수다. 세브란스병원 뇌하수체종양센터에서 뇌하수체 종양을, 갑상선질환 클리닉에서 그레이브스병과 안구병증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대한내분비학회 이사장을 2019~2020년 역임하였고 현재는 대한민국의학한림원 학술위원장, 신경내분비연구회 회장을 맡고 있다. 무엇보다 환자에 대한 애정이 대단하다. 연구를 통해 현재 치료하지 못하는 환자들의 아픔을 덜겠다는 목표가 분명하다. 지금은 갑상선 질환 안구 병증 치료제와 뇌하수체 종양치료제를 연구하고 있다. 갑상선질환 예방에 필요한 영양제도 개발해 수익금을 치료제 개발에 연구에 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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