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과

[생애주기별 수면 관리①] 잘 자는 아기로 만들고 싶다면

채규영 분당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대한수면학회 칼럼
신생아 및 영아의 수면 특성과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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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규영 분당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수면은 신생아 및 영아 시기에 뇌의 주요 활동으로서 성장 및 발달과 깊은 연관성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아이들에게 수면을 잘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또 올바른 수면 교육을 아기들에게 시키는 것은 초기 양육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신생아 시기의 수면은 흔히 밤낮이 바뀌어 있고 2~3시간 간격으로 먹고 자고 일어납니다. 이 시기는 수면-각성 리듬이 아직 형성되지 않은 시기이므로 아기에게 적절한 수면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기는 바로 눕혀서 천장을 보게 해서 재워야 하며 너무 덥지 않은 온도에서 푹신한 요나 침대를 사용하지 말아야 합니다. 엄마와 아기가 함께 같은 잠자리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아기와 엄마의 수면 시간을 모두 늘릴 수 있습니다. 모유 수유를 하는 엄마들은 아기의 수면을 위해 카페인을 피해야 합니다.
생후 첫 6주가 되어서도 아기들의 수면은 밤낮이 명확히 구분되지는 않아서 젖을 먹으면 포만감에 자고 배가 고프면 일어나서 울고 먹고 자는 패턴으로 이루어집니다. 이런 형태의 수면은 차츰 야간의 수유 횟수가 줄기 시작하며 밤에 자는 시간이 늘어나기 시작합니다. 대략 생후 10~12주가 되면 자신의 몸에서 멜라토닌이 본격적으로 분비되면서 낮에는 주로 깨어 있게 되고 밤에는 6~7시간을 지속 자는 ‘통잠자기’가 시작됩니다. 그 사이 낮잠은 평균 세 번에서 두 번으로 줄게 됩니다. 대략 백일 전에는 이러한 ‘통잠자기’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부모님들이 인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이 시기의 아기를 양육하는 엄마들의 몸과 마음이 많이 힘들어지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특히 임신 전에 우울 증상이 있었던 산모들은 출산 후 잠을 제대로 못 자면서 산후 우울증이 심해지기도 하므로 이 시기의 남편들은 아내와 함께 적극적으로 아기의 양육에 참여하며 또한 세심하게 아내를 배려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수면은 생체 리듬에 따른 생물학적 과정이지만 또한 학습되는 행동이기 때문에 아기 수면 훈련이 어떻게 되는지에 따라 아기와 양육자 모두가 잠을 잘 자기도 하고 또는 내내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만약 이 시기에 부모님들이 아기의 잠을 빨리 재우기 위해 늘 젖꼭지를 물리거나 안아서 재우면서 흔들어 준다면 아기들은 수면을 취할 때마다 늘 똑 같은 행동을 보호자들에게 요구하게 됩니다. 야간 수면은 밤 사이 7~8회의 수면 주기로 이루어지며, 한 주기가 끝날 때마다 정상적으로 잠깐씩 깨기 때문에 이와 같은 행동에 의해 ‘손을 탄’ 아이들은 결국 매 시간 또는 한 시간 반마다 깨어서 울며 자신을 재워달라고 요구하게 됩니다. 결국은 아기도 스스로 잘 못 자게 되고 양육하는 부모도 함께 못 자게 되어 매우 힘든 시기를 보낼 수 있습니다. 이를 의학적으로는 ‘수면개시장애에 의한 불면증’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아기들에게 잘못된 수면 습관을 가지도록 매일 ‘학습’ 한데서 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시기의 아기를 양육하는 부모는 아기들이 잘못된 수면 습관을 들이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아기를 재우는데 가장 중요한 원칙은 ‘아기가 졸려 할 때, 그러나 아직은 잠들지 않았을 때’ 제자리에 눕혀 스스로 자게 하는 것입니다. 전통적으로는 아기를 재운 다음 자리에 눕히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아기가 아직 잠이 들지 않은 상태에서 눕혀 부모의 개입이나 젖꼭지 등의 도움이 없이도 스스로 잘 수 있도록 능력을 배양 시켜 주어야 합니다. 이는 생애의 첫 교육이라고 할 수 있는데 생후 2개월부터 시작하여 꾸준하게 지속해야 합니다.

‘통잠자기’가 본격적으로 시작 된 4~6개월에는 자는 시간 동안 수유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일부러 깨워서 먹이지 않도록 해야 하며, 생후 6개월 이후에는 야간 수유를 끊어야 합니다. 이 시기에는 아기에게 올바른 수면 습관을 들이도록 규칙적인 수면시간을 정하고 항상 ‘똑같은 형태의 잠재우기 활동을 서너 가지로 정하여 매일 같은 시간에 같은 순서로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자면, 매일 같은 시간에 목욕을 시킨 후 옷을 갈아 입히고 아기 마사지를 동일한 순서로 하고 자장가도 매일 같은 노래를 조용히 불러 주는 것입니다. 큰 아이들에서라면 매일 같은 동화책을 읽어 주어야 합니다. 총 잠재우기 활동은 20~30분 이내에 마치도록 하도록 구성합니다. 생후 6개월 이상에서는 수유가 잠재우기 활동의 일부로 포함되어서는 안됩니다. 활동을 마치면 끝났다는 신호를 매일 동일하게 아기에게 준 후 불을 끄고 재워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이 순간에 보호자가 아기 옆에 눕지 않는 것입니다. 방을 아이와 분리하려면 아직 분리 불안이 시작되기 전인 생후 5~6개월이 적당합니다.

생후 6개월이후부터 12개월에 이르기까지 차츰 낮잠이 줄어들고 밤잠이 늘어나게 되어 돌 전후의 아기들은 하루에 평균 총 14시간 정도를 자게 됩니다. 낮잠도 한 두 번으로 줄기 시작하게 되어 18개월에 이르면 대개 낮잠은 한 번으로 고정됩니다. 분리 불안으로 인해 엄마의 젖이나 신체의 일부를 만지면서 잠을 자지 않도록 유도해야 하고 가능하면 좋아하는 곰 인형 등의 수면 도우미 친구와 함께 잘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아이들을 재우거나 돌보는 방편으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을 취침시간에 사용하지 않도록 합니다.

2세경의 아기들에서는 정상적인 신체적, 인지, 정서적 발달과 함께 분리 불안의 심화, 어두움에 대한 공포심의 강화 등으로 야간 각성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자아가 발달하여 정해진 취침시간을 어기고 더 놀고 싶어 잠자기를 거부하는 수면 저항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 시기에도 동일한 형태의 잠재우기 활동을 지속해야 하며 규칙적인 수면 스케줄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3~5세경의 아이들에서는 임파선 조직이 급속히 발달하여 아데노이드나 편도의 비대가 올 수 있습니다. 아이가 코를 골거나 지속 입을 벌리고 자거나 몸을 심하게 뒤척이며 땀을 흘리면서 잔다면 이는 수면무호흡과 연관된 장애가 동반될 수 있다는 신호이므로 수면 전문가의 상담을 받고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시행해야 합니다. 만 4세가 넘어서도 지속적으로 낮잠이 필요하다면 아이의 야간 수면 시간이 너무 짧은 것은 아닌지, 혹은 수면의 질이 나쁜 것인지도 파악을 해 주어야 합니다. 소아청소년기의 수면은 성장과 더불어 인지능력, 정서적 안정성을 촉진하므로 항상 규칙적인 수면-각성 리듬을 동일하게 유지하며 충분한 시간 동안 잘 수 있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신생아 수면관리 지침
1. 아기가 스스로 잘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자
2. 같은 잠재우기 활동을 통해 올바른 수면습관을 키우자
3. 코를 곤다면 수면무호흡 가능성에 대하여 수면전문가 상담을 받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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