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
진짜 '지리는' 변실금 환자… 갈수록 늘어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1/02/01 14:29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변이 항문 밖으로 새는 '변실금' 환자가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변실금 환자는 2016년 9415명에서 2019년 1만2841명으로 3년 새 36% 늘었다. 변실금은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낫는데, 몇 년 이상 망설이다가 심해진 뒤에야 병원을 찾는 환자가 대부분이다.
국내 변실금 환자가 늘어난 이유는 고령 인구 증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나이 들면 노화로 인해 장, 근육, 신경이 약화되기 때문이다. 출산을 한 사람들이 변실금을 더 잘 겪는다는 보고도 있다. 분만 시 아이가 나오면서 항문 괄약근이 잘 손상받기 때문이다. 실제 괄약근이 한 번 손상되면 나이 들면서 괄약근 약화가 빨리 진행돼 여성 환자가 많은 편이다. 대한대장항문학회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내 변실금 환자의 약 70%가 여성이다. 이 밖에 항문 수술, 변비, 뇌경색, 당뇨병이 있어도 변실금이 잘 생기는 경향이 있다.
변실금 위험 요소가 있으면서 변 조절이 제대로 안 되거나, 3개월 이상 변비, 실금 증상이 나타나거나, 의지와 상관없이 속옷에 변이 항상 묻어 나오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변실금은 약물, 바이오피드백 치료로 나을 수 있다. 약물은 로페라마이드 등 설사를 조절해주는 성분을 쓴다. 바이오피드백은 환자 스스로 모니터를 보면서 배변에 필요한 근육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학습하는 치료다. 환자의 70~80%가 효과를 본다. 말기이거나 보존적 치료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변실금은 신경자극장치를 삽입하는 수술 등을 고려할 수 있다.
변실금은 만성질환으로 생각하고 꾸준히 관리·치료해야 완화된다. 증상에 따라 1주~3개월 간격으로 병원을 방문해야 하며, 식단에도 신경 써야 한다. 병원에서 알려주는 대표 식이요법은 ▲충분한 식이섬유 섭취 ▲유제품 피하기다. 단, 양배추·콩·브로콜리를 과도하게 섭취하는 건 피한다. 이런 음식은 가스를 많이 생성시켜 변을 참기 어렵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