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의지와 상관없이 ‘깔깔’ 웃는 것도 病?
전종보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1/01/21 07:30
본인이 의도하지 않아도 웃음이 반복적으로 나온다면 ‘병적 웃음’을 의심해봐야 한다. 사람을 웃게 하는 신경회로는 대뇌 전두엽과 측두엽을 거쳐 뇌간의 간뇌, 중뇌를 지나 얼굴 근육을 움직인다. 이때 신경회로에 문제가 발생하면 병적 웃음이 나타날 수 있다.
병적 웃음은 다발성 경화증이나 알츠하이머병(치매), 뇌졸중 등 다양한 신경계 질환과 함께 발생한다. 특히 뇌졸중은 원인 질환 중 약 11~34%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뇌졸중 발병 후 1년 내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대한신경과학회지에는 병적 웃음 관련 증례가 실려 있다. 증례에 따르면 남성 A(67)씨는 3년 전부터 상황에 맞지 않게 웃음이 났으며, 증상 발현 1년 후에는 양발을 끌며 걷는 등 보행장애가 점차 진행됐다. 병원 검사를 받은 A씨는 해마와 전두측두엽 등이 위축되는 등 뇌 이상이 발견됐다. 치매가 동반된 진행핵상마비가 원인이었다.
병적 웃음 치료에는 뇌의 세로토닌 호르몬 양을 늘리는 SSRI(세로토닌재흡수억제제)나 삼환계 항우울제 등의 약물이 사용된다. 보통 효과가 빨리 나타나 복용 첫 주 만에 완전히 치료되는 경우가 많으며, 길게는 4~5주 내에 효과를 보인다. 한방에서는 침 치료, 또는 전기자장을 이용해 대퇴신경을 자극하는 박동성 전기자장 치료가 시행되기도 한다.
한편, 병적 웃음이 아닌 ‘병적 울음’으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평소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웃음이나 울음이 나는 일이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