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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이미 한국에 침투 했을 것"

이슬비 헬스조선 기자

감염 전문가 분석… 3개월 전 출현한 바이러스, 이제와서 막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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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영국 변이 바이러스가 지역에 침투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전파 속도가 기존 바이러스보다 빠른 것으로 알려진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 유입된 것으로 28일 알려졌다. 여객기 내 전파에 대한 우려가 높지만,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3개월 전 출현해 이미 영국서 대유행인 점을 고려했을 때 이미 한국 지역사회에 침투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 영국 변이 바이러스, 여객기서 전파 가능성 적어

영국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국내 입국자가 입국 당시 확진 상태였기 때문에 여객기 안에서 바이러스 전파가 일어났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22일 영국 런던에서 거주하다 입국한 한국인 일가족 4명 중 3명이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채 입국했다. 입국 후에는 당일 선별진료소에서 진단검사를 받고, 격리 시설에서 대기하다 확진 판정을 받아 지역 사회 접촉은 없었다.

여객기에서 전파됐을 가능성도 희박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 여객기에는 승무원 12명, 승객 62명 등 총 74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승객들은 모두 입국 당시 진단 검사와 함께 자가 격리를 하므로 병역 망 내에서 통제된다. 승무원은 모두 업무에 복귀했는데,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금까지 나온 연구에 따르면 기내에서는 공기를 위아래로 움직이는 환기 시스템에 도입돼 있어 코로나19 바이러스 전파가 잘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국방부의 최근 실험에 따르면 승객들이 마스크를 착용했다면 코로나19 감염자가 있어도 다른 승객의 호흡 가능 거리에 바이러스를 지닌 에어로졸이 들어갈 확률이 약 0.003%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 당국은 비행기를 타고 내리는 과정에서 전파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접촉자 추적 등 역학 조사에 착수했다.

◇ ”변이 바이러스, 이미 국경 넘었을 것”

지난 22일 확인된 영국에서 입국한 일가족을 통해 변이 바이러스가 지역 사회로 바이러스가 침투했을 가능성 보다, 그 이전에 지역 사회에 변이 바이러스가 들어왔을 가능성에 대한 분석이 있다.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엄중식 교수는 “통상적으로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됐을 때는 이미 국경을 넘은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는 9월 처음 출현한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가 영국 항공편 운항을 잠정 중단한 건 지난 23일이다. 그 사이 영국 내 변이 바이러스 감염률은 3개월 만에 70%로 크게 늘었다. 언론을 통해 알려져 유행을 주도하는 바이러스가 되기 이전에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채 우리나라에 입국한 사람이 있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

변이 바이러스 감염 의심 사례도 있다. 지난 13일 영국에서 입국해 자가 격리 중 지난 26일 사망한 경기도 80대 남성은 사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유가족 3명도 추가 확진 판정받았다. 아직 변이 바이러스 확인이 되지 않았고, 자가 격리를 이탈했다는 보고도 없었다. 하지만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사망한 80대 주민이 격리 중 거주 건물의 엘리베이터를 이용했고, 복도에서 쓰러져 다른 이웃이 부축하는 등 접촉도 있었다는 목격담이 돌고 있어 변이 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되면 그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방역당국은 지난 23일 영국 항공편 운항을 중단했지만, 지난 27일까지 경유 입국으로 영국발 입국자들이 계속 들어왔다. 이 중 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변이 바이러스 유입이 확인된 28일 정부는 추가 대책을 냈다. 영국발 항공편 운항 중단을 다음 달 7일까지로 연장하고, 경유 입국하는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발 입국자는 모두 코로나 음성 확인서를 제출해야 입국을 허용하기로 했다. 신규 비자 발급도 공무, 외교, 인도적 사유 등의 경우를 제외하곤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 완전 입국 봉쇄 도움 될까?

변이 바이러스의 지역 침투 가능성이 제기되자 영국뿐 아니라 외국인 입국자를 모두 막아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되고 있다. 일본은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8명 나와 모든 외국인 신규 입국을 일시 정지했다. 엄중식 교수는 “국경 봉쇄로 효과를 거두는 것은 한시적이고 제한적”이라며 “바이러스에 대해 대비를 할 시간을 벌 수는 있지만, 영구적으로 막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는 국경 봉쇄 대신 모든 해외 입국자에게 자가 격리 해제 전 진단검사를 의무적으로 한 번 더 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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