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과
5세 이하 영·유아가 86%… '가와사키병' 아세요?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0/05/05 08:00
요즘 같은 5~8월 국내 5세 이하 영·유아 사이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질환이 있다. '가와사키병'이다. 가와사키병은 일본 의사 가와사키에 의해 처음 보고돼 가와사키병이라 이름 붙었다. 유성선병원 소아청소년과 김현정 전문의는 "환자의 86%가 5세 이하"라며 "심장 혈관까지 손상을 입힐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와사키병은 몸 전체 혈관이 염증이 생기는 병이다. 다음 6가지 증상 중 5가지 이상에 해당되면 가와사키병으로 진단할 수 있다. ▲항생제나 해열제를 써도 반응하지 않는 고열이 5일 이상 지속된다 ▲양쪽 눈의 결막이 충혈된다 ▲입술이 빨개지며 혀는 딸기처럼 보이고 목 안에도 발적(점막이 빨갛게 부어오르는 것)이 생긴다 ▲손바닥·발바닥이 붉어지고 부으며 1~2주 후에는 손가락·발가락의 끝부터 피부가 벗겨진다 ▲여러 모양의 붉은 발진이 몸 전체에 나타난다. 특히 BCG 접종 부위에 홍반을 볼 수 있다. ▲목의 림프절이 커진다.
이런 증상을 모두 갖추고 있지 않아도 심장 초음파 검사에서 관상동맥 변화가 나타나는 '불완전' 또는 '비전형적' 가와사키병이라는 것이 있다. 불완전 가와사키병은 6개월 미만 영아에서 잘 나타난다. 김현정 전문의는 "원인 모를 고열이 5일 이상 계속되면서 가와사키병을 의심할 만한 증상이 있는 경우, 가와사키병의 증상을 다 갖고 있지 않을지라도 혈액검사에서 전신성 염증 반응이 있는 경우 심장 초음파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며 "특히 6개월 미만의 영아에서 7일 이상 열이 있을 때는 심장 초음파 검사를 시행해보라"고 말했다.
가와사키병에 걸린 영·유아를 진료할 때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점은 '관상동맥의 변화 여부'다. 급성 가와사키병 환자에서 심장막 삼출액, 심근염이 흔하게 관찰된다. 혈액의 덩어리(혈전)를 형성해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힐 수 있다. 따라서 관상동맥 합병증을 가진 영·유아는 혈액 응고와 관상동맥 폐쇄를 방지하기 위해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
가와사키병은 빨리 발견해 치료하면 면역 글로불린 정맥주사로 대부분의 증상이 크게 완화된다. 진단 즉시 치료할 경우 심장병 같은 합병증 발생을 줄일 수 있다. 재발률은 1∼3%며 사망률은 0.01% 정도다. 병의 원인을 알 수 없어 특별한 예방법도 없지만 심장질환 합병증이 생길 확률이 낮은 경우에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김현정 전문의는 "음식을 특별히 가리지 않아도 되는 등 평소처럼 생활하면 된다"며 "다만 치료가 잘 돼 관상동맥 후유증이 없더라도 학동기와 청소년기에 일정한 간격으로 심장 기능을 평가하고 정기적인 추적 검사를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